[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자연·과학서의 판매량이 4년 전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등의 인기와 유명 학자들의 미디어 등장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7일 온라인서점 예스24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연·과학서의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5년 간 적게는 3.5%에서 많게는 20.4%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판매량은 42만7000권으로 2014년 약 28만6000권 대비 50%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도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서점에 따르면 2월26일까지의 도서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5만9000여권)에 비해 8.9% 증가한 6만4000권인 것으로 집계됐다.
독자들의 손길이 분주해지면서 자연·과학서의 출간 수도 늘어났다. 지난해 이 분야의 도서 출간 종수는 697권으로 2014년 533권 대비 약 31% 늘어났다. 올해 출간된 자연과학 분야 도서 역시 전년 같은 기간(101권)에 비해 43% 늘어난 144권으로 집계됐다.
미디어 영향이 판매량 증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관련 소재를 다루거나 유명인들이 출연자로 등장하며 대중들의 관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유시민 작가가 딸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으로 꼽은 '랩 걸'은 지난해 한 해 가장 많이 판매된 자연과학서로 기록됐다.
'랩 걸' 외에 수학자 김민형과 물리학자 김상욱이 각각 추천한 '수학이 필요한 순간', '떨림과 울림'은 지난해 서점의 자연과학서 분야 3위, 9위에 올랐다.
서점 측은 "예능 '알쓸신잡'이나 '차이나는 클라스' 등에 수학자 과학자가 나서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판매량 증가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타계 등의 다양한 과학 분야 이슈도 맞물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지난 5년 간 자연·과학서 인기를 이끈 주 독자층은 40대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4년 46.8%, 2018년 48.9%로 압도적인 구매 비중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에는 50대 독자들이 2014년(13.9%)에 비해 3.5% 늘어났고, 40·50대 여성을 합친 비율이 2014년 30.5%에서 2018년 38.3%로 7.8% 가량 증가하는 변화를 보였다.
김태희 예스24 자연과학 MD는 "일상에서 자연과학을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과학에 대한 지적 관심이 자연과학 분야 도서의 인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등 스테디셀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도 여전하고 다양한 주제의 과학 교양서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자연과학 분야 도서에 대한 열기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가 추천한 '랩 걸'. 사진/예스24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