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가 키운 VR 기대감…이용자 실감까지 갈길 '구만리'

게임업계, VR게임 출시 박차…'VR시설 보급'·'HMD 어지럼증' 과제 산적

입력 : 2019-03-04 오후 3:04:05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로 가상현실(VR)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잇따라 VR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용자가 실감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산적했다.
 
SK텔레콤은 넥슨과 함께 '카트라이더 VR'을 개발한다. 사진/SK텔레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 스마일게이트, SK텔레콤 등 게임사와 이동통신사업자는 5G 상용화에 맞춰 VR게임 개발을 진행 중이다. 넥슨과 SKT는 5G VR게임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등 넥슨의 PC 지식재산권(IP) 3종을 VR게임으로 개발한다. 스마일게이트는 '포커스온유', '로건' 등 VR게임을 개발 중이고 최근 VR게임 플랫폼 '스토브VR'을 열었다.
 
게임업계가 VR게임 출시를 준비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지만 부족한 VR 시설과 이용 후 어지럼증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과거 2000년대 초반 PC온라인 게임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에 PC방 공급이 있었듯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VR 시설의 확보가 필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국의 VR 게임방 및 VR 아케이드 수는 200개가 되지 않는다. KT, 현대IT&E 등 국내 대형 기업이 VR아케이드 등을 운영하며 VR 시설 보급에 나섰지만 일반 이용자에게 와닿지 않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콘진의 '가상현실게임 유통 활성화 연구' 보고서는 "VR아케이드 등 VR 시설이 서울 특정 상권에만 밀집했다"며 "VR 경험 확산을 통한 소비자(B2C) 시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VR 경험의 확산이 더디면서 가정용 VR게임의 성장도 정체 중이다. 일반 가정에서 VR게임을 즐기려면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를 비롯해 최고급 사양의 PC, VR게임을 즐길 최소한의 공간 등이 필요하다. 특히 VR게임 권장사양 사방공간은 3m이고 최소 사방공간 2m를 요구한다. "VR 기기 하나를 놓느니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이용을 위해 PC 4대를 갖다놓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보고서는 "가정에서 VR 이용환경을 구비하기 어려운 것은 VR 경험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VR업계는 VR 사업장에서의 경험이 가정으로도 옮겨오길 기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1월 대만 '타이베이 게임쇼'에서 VR게임 '포커스온유' 시연 버전을 처음 공개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HMD 착용 후 오는 이상 증세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VR게임 이용자들은 장시간 이용 후 어지럼증, 구토 증세 등을 호소한다. 이는 초창기 VR게임 개화 시기에도 지적된 사항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큘러스, 삼성전자 등은 스마트폰이나 PC 연결이 필요 없는 초고화질 '하이엔드급 HMD'를 내놓는 중이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이상 증세 등으로 VR게임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 이용자 유입을 막아놓은 상황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VR게임 보급은 최고 사양 기술이 좌우하지 않는다"며 "이용자를 사로잡을 '킬러 콘텐츠'를 키워야지 기술 발전만을 강조하면 시장이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지난 2017년 AR(증강현실)·VR 산업의 시장규모를 114억달러(12조8000억원)로 전망했다. 이 규모는 내년에 1433억달러(161조2555억원), 2021년에는 2150억달러(241조9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2020년부터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을 봤을 때 올해까지는 시장을 관망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AR 지원 스마트폰, HMD의 대중적 보급이 2020년쯤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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