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5G 시작하는데…알뜰폰 "LTE 무제한 요금제라도"

"이통사 LTE 요금제 늘려주면 더 저렴한 요금 가능"…4~5월부터 망 도매 협상 시작

입력 : 2019-03-05 오후 4:55:59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들은 5세대(5G) 통신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LTE(롱텀에볼루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라도 판매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면 좋겠습니다. 5G는 아직 먼 얘기죠."
 
알뜰폰 사업자들이 LTE 무제한 요금제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로부터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들이 허용한 요금제를 할인해서 판매한다. 과거에는 2G와 3G 사용자들이 주로 알뜰폰을 찾았지만 LTE 비중이 높아지면서 알뜰폰 사업자들도 더 다양한 LTE 요금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하지만 알뜰폰 사업자들이 제공할 수 있는 LTE 무제한 요금제는 제한적이다. 이통사들이 주로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구간의 LTE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이 판매 중인 LTE 요금제는 월 3만3880원에 데이터 10기가바이트(GB), 음성통화·문자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데이터는 월 10GB를 소진할 경우 하루에 2GB씩 추가로 제공하고 이마저 다 쓰면 3Mbps의 속도로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요금제를 개편한 가운데 선택약정할인 25%와 인터넷(IP)TV·초고속인터넷·가족결합, 장기 이용 등의 각종 할인 혜택이 추가되면서 알뜰폰의 요금과의 차이가 줄어들었다. KT의 경우 월 통신요금 4만9000원의 데이터온(ON) 톡과 월 6만9000원의 데이터온비디오 요금제는 알뜰폰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러한 요금제를 허용해주면 더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데이터를 많이 쓰는 가입자를 많이 유치해야 회사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올라간다. 
 
정부과천청사의 과기정통부. 사진/박현준 기자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입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이통사들에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도 알뜰폰 사업자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는 입장이다. 이통사들도 나름대로 공을 들여 만들어낸 요금제를 모두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내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5G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5G를 원하는 사용자들은 이통사를 선택하겠지만 LTE를 기존보다 저렴하게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들도 있을 것"이라며 "알뜰족들을 위한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들을 대신해 매년 망 의무 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망 도매대가 협상을 벌인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이 망 도매대가를 확정하면 KT와 LG유플러스도 유사한 조건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망을 제공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 4~5월에 망 도매대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5G 요금제에 대한 망 도매대가도 같이 다룰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은 지난해 협상에서 알뜰폰의 저가상품에 주로 적용되는 종량제 도매대가의 데이터는 메가바이트(MB)당 3.65원으로 전년 대비 0.86원 인하했으며 음성은 분당 22.41원으로 3.99원 낮췄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최근 이동통신망 도매제공 의무제도 유효기간을 3년 더 영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 도매제공 의무제도는 이동통신 지배적 사업자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가격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 한 제도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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