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까사미아가 신세계에 인수된 직후 적자로 돌아섰다. 유통업계 내 홈퍼니싱(가구·인테리어·생활소품 포괄), 리빙부문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까사미아도 올해 79개인 점포수를 100여개로 늘리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까사미아가 신세계에 인수 완료된 지난해 4월 이후 2분기를 제외한 3, 4분기 각각 10억원, 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영업이익 27억원을 포함하면 신세계에 인수된 이후에만 1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까사미아의 지난해 매출은 1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까사미아 서교점 외관. 사진/까사미아
증권업계는 신세계 인수 후 부진한 까사미아 실적에 대해 조직 정비 비용이 늘어난 것을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인력 충원을 비롯해 까사미아에 신세계 색깔을 입히는 작업이 진행됐다. 지난해 말 신세계는 그룹 인사를 총괄하던 임병선 부사장을 까사미아 대표로 선임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신세계에 인수된지 얼마 안된 만큼 조직 정비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며 "이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신세계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라돈 사태 요인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7월 까사미아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11년 판매된 '까사온 메모텍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리콜조치했다. 현재 까사미아 매트 일부 소비자는 회사와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까사미아가 올해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까사미아는 이달 말 스타필드 시티 위례점을 시작으로 신세계그룹의 백화점과 쇼핑몰, 아울렛 등에 매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세계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의 2배인 22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2023년과 2030년 각각 매출 1조원, 5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다만 주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까사미아가 단기간에 실적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 관계자는 "라돈사태 이후 리콜 대응으로 인해 하반기 실적이 부진해 올해는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예상되지만 소비자가 다시 브랜드를 선택할지가 회사의 관심사"라며 "올해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한 만큼 일정부분은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렬 연구원은 "업계 대표기업인 한샘의 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걸 보면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새로 인수한 기업의 실적이 바로 급등하기 어려우므로 올해도 일정부분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