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숙원 사업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과 관련, 외부 투자자와의 공동개발로 전략을 변경한다. GBC에 대한 투자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해외 연기금과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펀드 등 국내외 투자자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GBC 공동개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개발 방식은 현대차그룹과 외부 투자자들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GBC 건립을 위해 지난 2014년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토지 매매계약 당시 현대차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 20%로 계열사 간 분담 비율을 나눴으며, GBC 개발에는 현대건설 등 계열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착공이 수년간 늦춰지고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자금 부담이 적은 공동개발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GBC 사업과 관련해 외부 투자자와의 공동개발로 전략을 수정한다. 사진/현대차그룹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지난 4일 현대차 주주들에게 '현대자동차의 개편을 위한 제안'에서 "현대차그룹은 강남 신사옥(GBC)을 개발하는데 향후 4조~5조원의 자금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4년전 현대차그룹이 해당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던 것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GBC 투자 비용을 줄이고 신차 개발, 수소전기차 주도권 확보 등 미래 투자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연구개발(R&D) 투자에 30조6000억원, 모빌리티 및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14조7000억원 등 총 4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GBC 사업은 지난 1월 국토교통부 심의를 통과했고 서울시 건축허가 등의 절차만 남았다. 현대차그룹은 빠르면 연내 착공을 시작하며, 지상 105층, 지하 6층, 높이 569m의 빌딩과 업무시설 및 호텔, 공연장, 전시, 컨벤션 시설 등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65조원의 생산유발효과, 122만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