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이랜드그룹의 SPA 브랜드인 '스파오'가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 출시한 '카드캡터 체리' 컬래버레이션 상품도 3일 만에 1차 물량이 품절됐다. 단순히 캐릭터를 잘 골랐다기보단 철저한 사전 소비자 기호 조사에 따른 결과라 사업 전략적인 측면에서 주목된다.
스파오가 카드캡터 체리와 컬래버레이션 한 제품 이미지. 사진/이랜드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이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 제품으로 크게 매출이 성장하며 SPA 업계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스파오는 캐릭터사와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하면서 매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8일에 선보인 카드캡터 체리 기획 상품도 출시한 지 3일밖에 안 됐지만 전 품목 초도 물량이 품절됐다. 이 같은 인기에 힙입어 이랜드그룹의 주얼리 브랜드인 '오에스티'도 카드캡터 체리를 활용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카드캡터 체리 컬래버래이션 상품은 품절이 돼 2차 생산해서 전국적으로 수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 선보인 해리포터 컬래버레이션 상품은 대란 열풍을 일으켰다. 강남점, 홍대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출시 당일 2시간 만에 25만장 완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4월에 진행된 짱구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1차 온라인단독 판매 출시 30분만에 1만장이 완판됐다. 당시 접속자 폭주로 서버 다운이 발생했고 누적판매량은 30만장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포켓몬, 세일러문 등 캐릭터 제품은 모두 호실적을 냈다.
이 같은 스파오의 캐릭터 상품 인기는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성과다. 우선 스파오는 캐릭터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일정 기간 동안 온라인 채널이나 SNS에서 가장 버즈량이 높은 캐릭터를 고려해 상품을 기획한다. 이번 달 카드캡터 체리를 상품화한 것도 만화 채널에서 카드캡터 체리 시리즈 신작을 방영하면서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또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샘플 디자인을 고객에게 선보인 뒤 온라인 설문 조사를 받아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완성도를 높였다.
스파오 매장수 및 매출 추이. 사진/이랜드
캐릭터 상품이 인기가 높아지며 스파오의 매출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4년도에 2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데 이어, 2016년에는 3000억원을 돌파했고, 2017년도에는 3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자라리테일코리아의 매출 3550억원과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국내 토종 SPA 브랜드와 비교해봐도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 2017년 신성통산 '탑텐'의 매출은 약 2000억원이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는 18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스파오는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키울 전략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3500억원으로 잡았다. 이랜드 관계자는 "기본적인 제품에 트렌드 요소를 과하지 않게 더하고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상품을 만드는 게 인기 비결"이라며 "지난해는 내실을 다지는 시기였고 올해는 매출 목표를 3500억으로 높였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