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꽃피우는 AR)포켓몬부터 산업용 글래스까지…140조 AR 시장 온다

MS·구글·애플에 국내 ICT 기업 도전장

입력 : 2019-03-18 오전 6:00:00
증강현실(AR)이 주요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AR은 현실의 배경과 가상의 이미지를 함께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가상의 이미지로만 구현된 가상현실(VR)에 실제 배경까지 더해져 더욱 진화된 기술로 꼽힌다. AR은 B2B(기업간거래)와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시장 모두 적용될 전망이다. 5세대(5G) 통신 초기 시대를 맞아 VR 서비스가 먼저 나오고 있지만 AR의 미래 가치가 더욱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VR은 게임과 교육 등에 주로 적용되지만 AR은 제조·물류·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 영국의 투자은행 디지캐피털은 AR과 VR의 기기·서비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각각 1200억달러(약 136조2700억원), 300억달러(34조 7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는 국내·외 기업들의 AR 전략을 점검하고 한국 시장의 개선점을 진단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AR 시장은 크게 전용 기기와 콘텐츠로 나뉜다. AR 기기는 전용 글래스와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은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콘텐츠가 게임 등으로 제한적이다. AR 글래스는 아직 가격이 높지만 산업현장에서도 쓰일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AR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는 홀로렌즈를 앞세워 AR 및 MR(혼합현실) 시장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MR은 실제 배경에 가상 이미지를 입히는 AR을 넘어 실제 사물의 형태나 깊이를 측정해 3D 형태로 가상의 이미지가 더해지는 것을 말한다. MS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 개막 직전 홀로렌즈2를 공개했다. 윈도를 앞세워 PC 시대를 장악했던 MS는 스마트폰에서 구글(안드로이드)과 애플(iOS)에 밀린 바 있다. 절치부심한 MS는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로 꼽히는 AR 글래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지속한 끝에 홀로렌즈를 만들어냈다. 홀로렌즈2의 가격은 3500달러(약 390만원)로,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AR 콘텐츠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기기가 홀로렌즈다. 
 
구글은 지난 2012년 구글 글래스를 출시했지만 높은 가격과 사생활 침해 논란 속에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구글은 기업용 제품을 내놨다. 기업용 구글 글래스는 주요 제조 시설에 적용됐다. 애플은 최근 AR글래스 특허를 200개 이상 보유한 아코니아를 인수했다. 애플도 AR 글래스를 내놓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AR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SK텔레콤은 지난 MWC 2019에서 AR기기 제조사 매직리프와 AR 게임 '포켓몬고'로 알려진 AR 콘텐츠기업 나이언틱과 5G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제휴를 각각 맺었다. 매직리프는 지난해 AR 글래스 '매직리프 원'을 출시했다. SK텔레콤과 매직리프는 AR글래스를 활용해 B2C용 콘텐츠를 비롯해 B2B용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가령, 산업 현장에서 실제 사물 위에 가상의 이미지로 나타난 작업 가이드를 통해 미숙련공도 작업을 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매직리프에 △5G 관련 기술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복제하는 '5G 하이퍼 스페이스 플랫폼' △AR콘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하는 'T리얼 플랫폼' 등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017년 나이언틱과 함께 포켓몬고에 제로레이팅을 적용한 바 있다. 제로레이팅은 특정 콘텐츠를 소비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비용을 콘텐츠 제작사가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데이터 비용 부담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KT는 MWC에서 5G 기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솔루션에 포함된 '5G AR 서포터'는 AR글래스를 활용한 산업현장 원격지원 솔루션이다. 영상 통화와 산업 환경에 필요한 3D 도면·문서·동영상 등을 AR글래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작업 현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작업자가 AR 글래스를 착용하면 전문가가 원격으로 AR글래스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현장 영상을 보며 도움을 줄 수 있다. 네이버는 AR을 활용한 실내 길안내 로봇과 차량 내 3D AR HUD(헤드업디스플레이) 'AHEAD'를 준비 중이다. 주요 게임사들은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AR 게임을 내놓고 있다. 5G망이 확장되고 5G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AR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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