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성장세 진정되나…2월 수입액 16개월만에 최저

"수입시장 성숙기 진입"…국내 맥주는 신제품 반격

입력 : 2019-03-17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 2월 맥주 수입액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맥주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지면서도 지난해 수입액 신장률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진정되는 양상도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업체는 신제품으로 맞서면서 올해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맥주 수입액은 1722만9000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3.3% 줄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3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 수입액으로 보면 지난달 수치는 2017년 10월 1790만2000달러를 기록한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3억968만달러로 처음으로 3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지난해 수입액 신장률은 17.7%로 2017년 기록한 44.9%보다 27.2%포인트 감소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의 상승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장에서 소비자가 수입 맥주를 어느 정도 경험하는 단계가 지나면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입되는 맥주의 종류가 급격히 늘면서 수입량도 많아졌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맥주와 선호하지 않은 맥주가 갈릴 것"이라며 "그 단계를 거치면 수입 맥주 시장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수입 맥주의 공세에 국내 업체의 반격이 시작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1일 기존 맥주와 완전히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한 '테라'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원료로 호주 골든트라이앵글의 맥아를 100% 사용하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리얼 탄산'만을 100% 담는 제조 공법을 적용하는 등 '청정 라거'란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또 국내에 출시된 레귤러 라거 맥주 중 처음으로 병 색깔을 그린으로 선보였다.
 
하이트진로가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6년 만이다. 아직 시중에 판매되기 전이지만, 업계는 오랜만의 제품 출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 등장한 것은 맥주 시장 전체적으로는 반길 만한 일"이라며 "이와 같은 시도가 계속돼야 국산 맥주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출시 후 소비자의 평가가 이뤄지겠지만, 소비자가 직접 마셔보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세법 개정 내용에 따라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수입 맥주와 비교해 국산 맥주가 역차별받고 있다는 의견을 바탕으로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으로부터 연구 용역 결과를 받은 후 주류업계와의 협의,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7월 '2019년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주세법 개정에 대해 업계는 신중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주세법이 어떤 방향으로 개정될 수는 알 수 없지만, 각종 규제와 환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므로 주세법이 바뀐다고 하더라고 당장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세법이 개정된 이후에나 각 업체는 보유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정해 나갈 것으로 본다"라고 예상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수입 맥주 행사장 판매대에 다양한 맥주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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