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억원을 건넨 기억이 없다고 답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 원 전 원장이 이 전 대통령측 증인으로 15일 오후 출석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에 2010년과 2011년 국정원 특수활동비 2억원 및 1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을 토대로 (원 전 원장도) 기소됐는데 김 전 기획관의 진술이 사실이냐”고 질문했고 이에 원 전 원장은 “대통령한테 뇌물을 건네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건넸다는 의심을 받는 2억원에 대해 "기조실장이 당시 저한테 보고하지 않았나 싶은데 청와대 기념품 얘기를 한 것 같다"며 “대통령이나 김 전 기획관으로부터 기념품 제작을 위한 2억 상당의 자금 지원을 부탁 받은 게 아니고 김 전 기획관과 실무진 사이에서 얘기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검찰이 현금 10만 달러를 전달한 사실을 묻자 이에 “날짜가 전혀 기억이 안나는데 한 번 정도는 준 것으로 기억한다”며 “대북 접촉 활동 명목으로 준 것이지 뇌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원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예산관을 통해 10만 달러 전달 지시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또 원 전 원장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행정부시장으로 있었고 김 전 기획관은 서울메트로 상임감사로 재직해 알던 사이”라면서도 “크게 좋은 인상을 갖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대화한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 ‘다스 의혹’ 관련 항소심 1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