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씨가 "신변 위협을 느껴 경찰 비상호출 버튼을 세 차례 눌렀으나 출동하지 않았다"고 3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작성 하루만에 20만 청원을 돌파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의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3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윤씨는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신변보호를 위해 경찰 측이 지급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 워치가 작동이 되지 않았다"며 "현재 신고 후 약 9시간39분 경과했고, 아직까지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출버튼은 총 3차례 눌려졌고 최초 신고 시각은 오전 5시55분"이라며 "지난 번은 벽 쪽에서 의심스럽고 귀에 거슬리는 기계음이 지속적으로 관찰됐고, 오늘 새벽에는 벽이 아닌 화장실 천정 쪽에서 동일한 소리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환풍구 또한 누군가의 고의로 끈이 날카롭게 끊어져있었고, 소리는 몇 차례 반복 됐다"면서 "여러 가지 의심스럽고 불안한 심정으로 하루에 1시간조차 수면을 못 취한 나날이 지속됐고 소리가 반복돼 비상호출을 누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제가 현재 처한 이런 상황이 더 이상 용납되어지지 않는다"며 "경찰 측의 상황 설명과 사과를 요구한다. 또 앞으로 5대 강력범죄 외 보호가 필요한 모든 피해자, 목격자와 증언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정책의 개선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제가 체감하는 신변보호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가에서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인식하고 판단해 사비로 사설경호원분들과 24시간 함께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경찰은 윤씨를 만나 문제의 기기를 교체했다면서 "기존 기기에 윤씨가 세 차례 버튼을 누른 기록은 있으나 112상황실에 신고 접수는 되지 않았다"며 "이후 해당 기기를 시험해보니 정상작동 됐는데, 당시 오작동 된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해명했다.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인 배우 윤지오씨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