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연이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5000달러 고지를 넘기도 했습니다.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들도 덩달아 가격을 높였습니다.
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2시20분 기준 4919.19달러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8.64% 올랐습니다. 지난 2일 오후 한때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23%까지 가격이 뛰면서 5078.52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도 하루 동안 140억달러(약 15조9180억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날 상승폭은 다소 낮아졌지만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 시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명확치 않습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과 전망이 분분합니다. 그동안 비트코인이 저평가됐다며 다시 6000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란 낙관론이 있는가 하면, 특별한 계기 없는 '감정적' 급등세는 금방 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코인마켓캡의 최근 비트코인 차트. 사진/코인마캣캡
만우절 기사 때문이란 분석까지 있습니다.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가짜뉴스가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만우절 가짜뉴스'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원인이 어디에 있든, 비트코인의 이같은 변동성은 비트코인이 제도권에서 안정적인 자산이나 화폐로 인정받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과거에도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건은 비트코인 가격에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SEC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도 나오면 비트코인 가격은 널뛰듯 급등했다 주저앉기를 반복했습니다. 비트코인 ETF 상장은 비트코인이 기존 제도권에서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받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된 상장지수펀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그 등락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SEC에서 상장 승인이 받은 ETF 상품은 각종 규제를 만족시켜야 하고, 그런 만큼 증권법의 보호도 받습니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ETF가 제도권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기관투자자들을 유입시키고, 비트코인 시장의 열기를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SEC는 비트코인 가격의 유동성과 조작 가능성, 거래소 간 차익거래 등을 이유로 비트코인 ETF 상품의 승인을 거부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