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영어이름 부르기'로 조직문화 개선 움직임

수직적 직급한계 벗어난 혁신서비스 영향 기대…존칭문화·직급구분 파괴 거부감은 여전

입력 : 2019-04-10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권 내부에서 ‘영어이름 부르기’를 통한 호칭파괴로 권위적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연말까지 자사 콜센터인 스마트 컨텍본부에서, 카카오뱅크는 상시적으로 임직원들간에 수평적 문화 정착을 위해 영어이름 부르기를 검토하거나 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스마트컨택본부에서 직원간 영어호칭 소통으로 업무 효율을 높이고 이를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로 환원한 경험이 있다. 각자가 지은 영어이름을 직장 동료들이 판단하고 그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면 직원들끼리 영어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처음엔 내부 반발이 심했으나 영어이름을 짓는 과정으로 서로가 소통하고 이를 밝은 사내 분위기로 이끈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출범 2년째를 맞는 카카오뱅크도 영어이름으로 직급과 호칭을 파괴하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직원들은 입사와 함께 영어이름을 정하게 돼 기존 직원들이 많이 사용하는 이름과 겹치지 않게 이름을 만들어야 하는 고민이 있다. 영어호칭 외에는 직원간 구분이 없어 영어이름이 같은 직원은 이름 뒤에 자신의 성을 붙이는 등 구별을 만든다.
 
별도의 임원 사무실도 없이 수평적 문화를 지향하는 카카오뱅크는 노란 종이명패만이 구분을 만들어 유연하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기업문화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인 은행가에서 존칭문화와 직급구분의 파괴는 여전히 낯선 문화이다. 한국에 자리한 외국계 은행들에서도 씨티은행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한국식 호칭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내부에서 직급 직책 구분없이 영문이름이 익숙하다보니 외부 은행이나 관계자와 소통을 할 때 자신을 소개하거나 호칭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매니저와 같이 다른 관계자분들도 익숙한 직함으로 설명을 드려야 하는 어색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신한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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