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bhc가맹점협의회가 본사의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를 제기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해 결성한 새로운 가맹점협의회가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중단하라고 요청하면서 가맹점주 간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진정호 가맹점협의회 회장은 11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bh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년 이상 된 가맹점은 가맹계약 해지를 당하거나 협의회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점포 운영 시간 강요, 휴무일 제한 등 가맹점의 최소한 인간적인 삶의 기본권까지 침해당했다"라며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심각해져만 가는 분쟁을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국가 기관이 공정하게 바로잡아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협의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9일 점포 환경 개선 강요, 신선육 구매 강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구매 강제, 점주 보복 조치, 광고비 집행내역 미공개 등 5개 사항에 대해 공정위에 우편으로 신고서를 접수했다.
이와 관련해 협의회는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가맹점에 공급하는 해바라기유의 올레산 함량이 과장됐다', '가맹점에 냉동 닭이나 품질이 낮은 닭고기를 공급한다' 등의 내용을 한 언론에 제보했다. 진정호 회장은 "bhc에서 공급하는 원부재료의 품질 의혹과 같은 언론 보도는 자중할 것"이라며 이번 보도로 전체 가맹점주의 고심과 상처가 크신 것 같기 때문이고, 실제로 협의회를 탈퇴하신 분도 상당수 계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는 또 다른 가맹점협의회 소속 가맹점주 30여명이 찾아와 기존 협의회의 의견에 대해 "극히 일부의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 가맹점주는 지난 10일 '상생 협약 발대식'을 진행하고 새 협의회를 발족했다.
전성일 새 가맹점협의회 회장은 "본사의 행위 자체의 문제를 먼저 거론하기보다 과연 이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가맹점주와 소통을 통해 결정을 내린 것인지 안타깝다"라며 "일부 몇몇 가맹점주의 주장과 행위로 전체 가맹점주의 생계에 위협까지 느낄 정도의 현시점에 다다른 것에 대해 정말 참담함을 느낀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진행을 요청한다"라며 "신선육을 냉동 닭으로 받은 적이 있는지, 만약에 있다면 악의적인 의도를 배제할 만큼의 물증을 제시하는 것이 맞다"라고 지적했다. 또 "오일, 신선육 등 제품의 품질 저하를 대외적으로 논하는 행위가 전체 가맹점주의 동의를 얻었거나 권익 보호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라며 "이 설문 결과에 따라 다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협의회의 주장에 대해 bhc 본사는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bhc치킨 관계자는 "냉동 시 뼈 조직이 파괴되므로 소비자가 판단해도 치킨 뼈에 검은색이 쉽게 보여 이를 속일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부 당사 기준에 준하지 않는 제품이 공급될 수 있으나, 이런 제품에 대해서는 도계업체에서 즉시 교환 처리를 해준다"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협의회는 몇 명의 가맹점주가 참여하는지 알려달라고 본사에서 요청한 내용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후라도 기존 협의회에서 명단을 제출하면 가맹거래법에 의거해 규모가 더 큰 협의회와 협상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본사 요청을 묵살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다수의 가맹점주 요청에 의해 새로운 가맹점주들이 발족한 협의회와 협상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11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bhc 본사 앞에서 진정호 bhc가맹점협의회 회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