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는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는 데이터를 보다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름길 역할을 한다.
기존 LTE(롱텀에볼루션)에서의 데이터 전송은 스마트폰에서 기지국·교환국·인터넷망을 거쳐 중앙 데이터센터로 가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데이터를 전송하면 위치에 관계없이 중앙 데이터센터까지 신호가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한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용자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기존 트래픽 구조(왼쪽)와 5G 엣지 통신센터를 통한 트래픽 구조 비교. 자료/KT
MEC는 이를 보완했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다. 첫째는 5G 기지국이나 교환기에 소규모 데이터 센터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중간의 데이터 센터가 주변의 데이터 전송을 처리함으로써 중앙 데이터센터까지 신호가 갔다 와야 하는 절차를 생략했다. 소비자의 체감 속도는 빨라진다.
이는 기존의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중앙에 모든 데이터 신호가 모이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이나 서비스 별로 소규모 클라우드가 마련되는 셈이다. 각 기업에서 채택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유사한 개념이다. 가령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무인 로봇이나 각종 센서들이 실시간으로 데이터 전송을 해야 하므로 MEC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다. MEC는 각 기업의 데이터 전송이 중앙까지 가지 않고 각자의 서비스 내에서 해결이 되므로 보안 강화의 효과도 볼 수 있다.
MEC는 추가로 장비를 설치해야 하므로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비용이다. 하지만 각 기업들 입장에선 기존의 클라우드 비용을 줄이고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술이다. 5G에서 B2B(기업간거래)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이통사들이 MEC에 투자하는 이유다. KT는 지난 3월 전국 주요 8개 도시에 5G 엣지 통신센터를 구축했다. KT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KT 5G를 이용한다면 제주에 구축된 엣지 통신센터를 통해 기존 LTE보다 최대 44% 빠른 인터넷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데이터 전송방식(위)과 MEC 적용 방식 비교. 자료/SK텔레콤
또 다른 MEC 방식은 기지국이나 교환국에 별도의 기술이 탑재된 통신장비를 설치해 기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클라우드와의 데이터 전송을 더 빠르게 만들어주는 통로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용보다 일반 소비자들의 체감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단, 필요에 따라 각 기업이나 서비스에 장비를 설치하는 첫 번째 방식과 달리 전반적인 데이터 전송속도를 올려주는 방식이므로 소비자들의 실제 체감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러한 MEC 플랫폼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발자 지원 사이트 T 디벨로퍼스에 공개하고 개발사들이 쓸 수 있도록 공개한다. 또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로 유명한 나이언틱과 신규 AR 게임에 MEC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