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재 사장, CJ제일제당 네 번째 수술

생물자원 분할 두고 '아시아나 노림수' 설왕설래…“사업 집중 차원”

입력 : 2019-04-16 오후 4:09:5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신현재 CJ제일제당 사장이 생물자원부문을 물적분할해 또한번 집도에 나선다. 취임 후 1년 남짓한 동안 쉬완스 인수, 영우냉동식품 흡수합병, CJ헬스케어 매각에 이어 벌써 네 번째로 시도하는 사업구조 개편이다. 시장에선 또다른 M&A 준비차원으로도 해석하나, 국내 입지가 부족한 해당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회사측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군에 CJ가 거론되면서 가장 많은 실탄을 쥔 CJ제일제당 움직임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사업적 시너지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20일 인도네시아 파수루안에서 열린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신현재(가운데) CJ제일제당 대표이사와 인도네시아 법인 임직원들이 30년 후를 기약하며 작성한 편지를 타임캡슐에 넣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관계자는 16생물자원사업이 글로벌로는 1위인데 국내에선 6위 정도에 머물고 있다라며 사업 분할을 통한 책임경영으로 생물자원 부문 육성에 집중하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실제 시장에서도 생물자원사업은 주력인 식품사업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매각 확률은 낮게 보는 분위기다. 자칫 낮은 가격에 매각할 경우 본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등 대규모 M&A 결정은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사업적 시너지만 고려해 예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일단 그룹 측은 아시아나 인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항공사업 인수 메리트를 낮게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CJ생물자원 부문 분할 시 별도 순자산은 2669억원 정도로 매각 시 확보할 현금은 적지 않아 보인다. CJ제일제당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도 29034억원으로 현금여력도 양호하다. 신 사장이 부임 후 그룹 내 역대 최대 기록인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를 주도하는 등 M&A에 적극적인 성향도 시장의 기대감을 키운다.
 
하지만 신 사장은 공격적인 인수투자 외에도 견조한 재무관리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신 사장이 2017년 말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 회사는 영우냉동식품과 케이엑스홀딩스를 합병한 뒤 흡수합병했고 CJ헬스케어를 매각했으며 마니커와 삼해상사에 대한 지분투자 등 구조 개편은 오로지 사업 연관성에 기인했다. 지난해 배당 성향을 기존 11.5%에서 6.4%로 낮추는 등 재무개선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쉬완스 인수에 따른 차입금 부담이 남아 있는 점도 무리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신 사장은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에 16754억원을 지출하는 등 주력 사업 분야에 투자를 늘렸지만 부동산이나 파생상품을 처분하는 등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해 기말 현금 감소를 최소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한 실적과 더불어 특히 당기순이익이 2배 이상 커지는 등 재무성과가 돋보인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최소 6000억원 정도 인수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단기 차입금을 비롯해 6~7조원 정도 되는 부채가 승자의 저주등 인수를 꺼릴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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