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국내 대형 게임 3사가 올 1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데다 기존 인기 게임도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탓이다. 2분기 출시를 예고한 기대작의 성과가 향후 실적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다음달 10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넥슨은 엔씨와 같은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넷마블도 다음달 초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 회사는 신작·흥행작 부재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하락을 올 1분기에도 막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는 지난해부터 단 한종의 게임도 출시하지 않고 있다. 2017년 출시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은 꾸준한 대형 업데이트로 모바일 매출 1위 기록을 유지 중이다. 그러나 이용자 자연 감소로 일매출 수준은 지난해 1분기보다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리니지M의 지난 1분기 일매출을 23억원대로 추정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엔씨는 올 1분기 매출 3903억원, 영업이익 119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7.9%와 41.6% 줄어든 수치다.
넷마블과 넥슨은 흥행작 부재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넷마블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43억원과 60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3.3% 늘어난 수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18% 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나온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이 매출 최상단에 있지만 일매출 지표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1분기 신작 부재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신작이 부재했고 '마블퓨쳐파이트', '해리포터' 등 기존 주요 게임의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넥슨은 올 초부터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공격적으로 내놓았지만 성적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1분기 출시한 '스프릿위시', '런닝맨 히어로즈' 등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며 올 1분기 매출로 797억~874억엔(8096억~8879억원) 수준을 제시했다. 예상 영업이익은 407억~474억엔(4133억~4815억원)이다.
다만 게임업계 '빅3'는 2분기부터 기대작을 공개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넷마블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BTS월드'를 2분기에 출시한다.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개의대죄'를 게임으로 구현한 '일곱개의대죄:그랜드크로스'는 사전예약 한달 만에 한국과 일본에서 400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넥슨은 지난 18일 출시한 '트라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규 개발한 IP로 고품질 MMORPG를 표방한 이 게임은 출시 바로 다음날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엔씨도 '리니지2M'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큼지막한 기대작들이 다수 출시되는 만큼 정체된 게임 시장도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