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심하다면 고혈압도 주의해야

수면장애 일으켜 장기적으로 혈압 상승…수면다원검사 통한 확인 필요

입력 : 2019-04-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대표적인 현대인의 질환으로 자리 잡은 고혈압을 지병으로 지녔거나, 잠 잘 때 코를 고는 이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 가지 질환의 연관성을 떠올리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다. 흔히 기관지 쪽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운 코골이와 혈압을 연결짓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한 코골이는 혈압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특히 봄철 환절기는 춥고 건조한 공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계절 변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기 쉬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코를 골게 되면 수면 중 혈액 내 산소포화도가 감소하고 교감신경이 흥분돼 뇌파각성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몸에서 수면장애 현상이 일어나면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증가되는데, 이 호르몬은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코골이는 혈압을 높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혈압약을 아무리 먹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코골이가 원인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하는 이유다.
 
고혈압은 최근 서구식 식생활과 운동부족으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현대인의 질환이다. 특히 심근경색과 뇌졸중, 동맥경화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만약 고혈압 환자가 혈압 약을 먹어도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장애 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의 역학연구로 유명한 일본의 'Ohasama study'연구에 의하면 고혈압 환자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경우 심혈관 사망 위험이 20%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코골이 또는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과 주간졸음 및 심장혈관질환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정상인에 비해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도 일반인의 3.3배에 이른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를 방증 하듯 지난해 7월에는 수면무호흡증과 관련된 수면다원검사를 건강보험에 적용 하면서 급여대상에 빈번한 코골이를 하는 고혈압 환자까지 포함시켰다. 코를 골면서 혈압이 높은 사람은 수면호흡장애가 심각하다고 보는 것이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의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혈압도 낮출 뿐만 아니라 뇌혈관, 심혈관질화의 위험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수면장애의 치료는 유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효과적인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다소 쌀쌀하고 건조한 봄철 환절기에는 가을철과 마찬가지로 고혈압으로 인한 각종 뇌질환의 발병률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코골이 증세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코를 골면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켜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원장은 "뇌졸중은 수면장애질환과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의 수면장애로 진단된다면 양압기나 약물치료, 수술적 방법 등을 통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며 평소 높은 베개를 피하고 옆으로 누워 자면 증상개선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코골이는 소음으로 인해 함께 자는 이들에게 괴로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본인의 혈압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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