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환입·텔루라이드 효과에 ‘깜짝 실적’(종합)

입력 : 2019-04-25 오전 11:56:42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효과에 대형 SUV ‘텔루라이드’ 신차 효과로 인한 판매단가 상승, 북미 수익성 개선 영향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2조4444억원, 영업이익 5941억원이라고 25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94.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6491억원으로 50.3%나 늘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등 일부 지역 판매 감소와 레저용차량(RV) 주력 모델 노후화로 인해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판매단가 상승, 북미 수익성 개선 및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 환입 등에 따른 매출원가 감소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0.5% 증가한 64만8913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1만4482대로 7.5% 감소했지만 해외에서는 2.4% 증가한 53만4431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는 13만8259대로 5.0% 늘었지만 유럽은 12만6664대, 중국은 8만1979대로 각각 2.1%, 0.3% 감소했다.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기타 시장에서는 5.1% 증가한 18만7529대가 판매됐다. 
 
산업수요 성장세가 둔화된 유럽과 중국에서는 판매가 소폭 감소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텔루라이드 신차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고 신흥 시장에서는 ‘K3’, ‘스토닉’ 등의 판매가 늘고 있어 향후 판매 개선이 예상된다. 
 
 
 
매출액은 내수 부진에 따른 RV 판매 비중 하락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인 텔루라이드 출시,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환경, 통상임금 환입으로 인한 매출원가 감소 등으로 94.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4.8%로 2.4%포인트 늘었다. 
 
기아차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는 우선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효과가 거론된다. 기아차 노사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여부를 두고 9년간 분쟁을 벌여왔다. 2017년 1심에서 노조가 승소하면서 기아차는 3분기 9777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해 4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2월 2심에서도 노조가 일부 승소했지만 지난달 노사는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및 임금제도 개선 관련 특별 합의’에 최종 서명하면서 통상임금 문제는 마무리됐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에 반영된 통상임금 환입금은 3월 말 기준 노사 합의 소송 취하분을 포함 4300억원 규모”라며 “영업이익에 반영된 충당금 환입 금액은 2800억원, 영업외 수익 환입금은 15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송 미취하분이 일부 남아있기는 하지만 잔여 기간에 대한 추가 환입 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텔루라이드 신차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텔루라이드는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됐다. 2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후 지난달에만 5080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시장에 출시돼 인기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기아차 텔루라이드 모습. 사진/기아차
 
한편, 기아차는 올 한해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RV 모델을 중심으로 한 신차 투입, 주요 지역별 볼륨 차급 판매 확대, 신흥 시장 공략 강화 등을 통해 판매목표 달성 및 수익성 방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우선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출시한 텔루라이드 판매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미국 엔트리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시장 부동의 1위 차종인 쏘울 신 모델의 판매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더불어 하반기에는 소형 SUV(프로젝트명 SP2)를 글로벌 시장에 투입하고 국내 시장에는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는 등 신규 RV 모델을 적극 투입해 수익성을 극대화 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인도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면 향후 기아차의 신흥 시장 판매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인기 차종인 ‘K5’ 차세대 모델과 ‘K7’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여 국내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지속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미래를 위한 효율적인 투자를 포함해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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