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쌍용자동차가 KDB산업은행을 통해 자금 수혈에 나서는 가운데 확보한 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쌍용차에 따르면 산은은 쌍용차에 1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산은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에 부정적이었던 산은은 지난 1월 회사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5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긍적적으로 태도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가 유상증자에 대출까지 나선 이유는 신차 개발에 대한 의지가 크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국내 완성차 기업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 판매량은 지속적인 상승세이지만 수출 감소로 지난해 6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08년 이후 누적 적자는 1조원이 넘는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세계 트렌드인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친환경차가 절실히 필요했다. 이에 회사는 올초 자율주행 개발팀, EV시스템 개발팀 등을 신설하고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번 자금 확보도 신차 개발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것.
쌍용차가 지난달 출시한 신차 '뷰티풀 코란도'. 사진/쌍용차
쌍용차 관계자는 "향후 미래 발전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 대출을 요청하게 됐다"며 "통상 신차를 개발하는데 3000억~4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적자 상태에서 자력으로 연구개발(R&D)비를 늘리기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티볼리 부분변경, 코란도 가솔린 모델을 출시한다.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친환경차 분야에서는 코란도C 전기차를 202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차 개발과 함께 해고자 복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대출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종식 쌍용차 전 사장도 지난 1월 열린 ‘렉스턴 스포츠 칸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정부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71명 해고자를 복직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48명을 단계적으로 받는다. 최 전 사장에 따르면 복직자와 신입사원 간 임금 격차는 2700여만원에 달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사 이슈는 회사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걸 경험했기에 해고자 복직에 나선 것”이라며 “고용은 개별 기업 문제지만 쌍용차의 경우 사회적 합의에 따른 후속 조치였던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노력해달라는 취지로 국책은행인 산은에 손을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