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3일간 셧다운…협상여지 남아

노사, 내달 2일 교섭 재개…기존 보다 의견차이 좁혀

입력 : 2019-04-28 오후 8: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합의에 실패하면서 29일부터 3일간 부산공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된다. 노사는 다음달 2일 대화를 재개하는 가운데 기존 교섭보다 의견차를 좁혀 조만간 임단협 타결을 이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사측은 당초 노조의 부분파업이 계속된다면 다음달 3일까지 셧다운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었지만 지난 23일에서 25일까지 집중교섭을 진행하면서 보류했다.
 
르노삼성은 단체협약에 명시된 ‘프리미엄 휴가’ 제도를 활용해 가동 중단을 시행한다. 이 제도는 연차 외에 직원별로 연간 7~10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부산공장이 셧다운에 돌입하지만 다음달 2일 노사 간 대화가 재개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만나 향후 교섭 일정을 잡기로 했다”면서 “예전에 비해 갈등 분위기는 완화됐지만 합의에 이를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당초 본사의 물량 배정을 위한 타결 시한을 3월8일로 잡고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결렬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라인 속도 하향 조절, 전환 배치 등에 대한 인사 경영권을 현재 협의에서 노사 합의로 전환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부산공장의 고용 안정성까지 위협하게 만드는 사항이라면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교섭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점차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면서 “다음달 타결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현재 신규 물량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닛산은 지난달 르노삼성에 위탁생산 물량은 연간 10만대에서 6만대로 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부산공장 생산량 중 절반은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차지하고 있다. 부산공장의 연간 총 생산대수는 2016년 24만3965대, 2017년 26만4037대, 2018년 21만5680대다. 같은 기간 닛산 로그 위탁생산 대수는 13만6982대, 12만2542대, 10만7251대로 전체의 56.1%, 46.4%, 49.7%를 차지했다. 
 
최근 닛산은 오는 9월 만료되는 위탁생산 기간을 12월로 연장해 르노삼성은 시간을 다소 벌었다. 다만 닛산이 물량은 그대로 유지하고 기간만 연장했다. 내년 물량을 받지 못한다면 부산공장은 연간 생산의 절반가량을 잃어버리게 된다. 
 
부산공장이 29일부터 3일간 가동을 중단한다. 노사는 다음달 2일 대화를 재개한다. 사진/르노삼성
 
차세대 프로젝트 SUV인 ‘XM3’의 부산공장 생산도 미지수다. 르노삼성은 XM3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고 내년 상반기쯤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단협 타결이 장기화 된다면 부산공장이 아닌,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 등으로 배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닛산 로그 물량은 물론 XM3 물량 확보에도 실패한다면 위기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부산공장 근무형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서 30% 이상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물량 배정을 위해서라면 최소 2월말에는 임단협이 타결됐어야 했고 당장 지금 노사가 합의해도 이미 늦었다”면서 “노조가 최근 강경 노선에서 대화를 모색하는 분위기로 변했는데, 악화된 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부산 지역계와 소통에 나서면서 지속적인 국내 투자계획 및 부산공장 정상화 방안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 16일 오거돈 부산시장과 만나 “르노삼성은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으로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 시장에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부산공장은 생산 물량 중 65%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지금과 같은 2교대 고용 유지를 위해서는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통해 XM3 등 후속 수출 물량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23일에는 부산상의를 방문해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나기원 르노삼성자동차수탁기업협의회 회장과 만나 “부산공장의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회사가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이라며 “임단협 타결과 수출물량 확보에 성공해도 가장 중요한 한국 고객의 신뢰를 잃는다면 절반의 성공에도 미치지 못한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르노삼성은 파업 장기화로 인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SM6, QM6를 구입한 모든 고객에 7년/14만km 보증연장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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