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사람과 사람 사이 제일 중요한 것, 소통. 그리고 그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삶은 외롭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보듬어 주려 노력하는 요즘의 저를 대변하는 것 같은 작품이에요."(배우 임예나)
연극 '달빛 크로키'는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옴니버스 연극이다. '옥상의 슈퍼맨'과 '참깨라면', 두 개의 다른 에피소드가 엮여 사랑에 관한 인간 본연의 외로움을 이야기한다.
'옥상의 슈퍼맨'은 불 꺼진 집에 들어가는 여은이 옷이 불에 그슬린 지석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 일상의 평범함을 원하는 여은에게 지석은 자신이 슈퍼맨임을 고백하고, 아슬아슬한 대화를 이어간다.
'참깨라면'은 늦은 밤 세경이 헤어진 연인 지훈의 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참깨라면을 함께 먹겠다며 찾아가 지훈에게 인사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라면을 보고는 대성통곡을 한다. 두 에피소드 모두 사랑과 이별, 외로움에 관한 단면을 상상력을 발휘해 그려내고 있다.
'옥상의 슈퍼맨' 지석 역의 이하정 배우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는데 서로의 잘못된 소통 때문에 외로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소통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함께'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두 에피소드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참깨라면'의 지훈 역 이재남 배우는 "공감 받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위로받고 치유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며 "'참깨라면'이 사랑을 하고 있는, 그리고 사랑을 했던 모든 관객들께 그저 공감의 메시지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고 관객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배우들 각자는 애정을 품고 있는 연극의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 '옥상의 슈퍼맨'의 여은 역을 맡은 임예나 배우는 "여은이 지석의 심장소리를 듣는 장면이 있다. 신기하게 그 장면에서 실제로 심장소리를 들으면 뭔가 안정이 됐다"며 "또 지석이 창문에서 여은이에게 같이 가자고 손 뻗는 장면. 이건 개인적인 희망사항인데, 바람에 옷이 펄럭거렸으면 좋겠다. 더 멋있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참깨라면'의 세경 역을 맡은 김미진 배우는 "'참깨라면’ 엔딩 대사 중 '나쁜 기억 다 걸러내고 좋은 것만 반짝거리는 추억, 그런 거 하나쯤 있으면 견딜 만하잖아. 추해진 내가 다시 환해지는 것 같고'라는 대사가 참, 와 닿는 것 같다"며 좋아하는 대사를 뽑았다.
그는 "누구든지 간에 각자 삶에서 반짝거리는, 그런 한 때가 있잖는 것 같다. 그 때 함께하던 내 사람. 그리고 풋풋하고 예뻤던 나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 행복하면서도 아련한 기분이 들고, 마음 한 켠이 아릿해진다. 이 대사는 그 때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대사다"고 설명했다.
연극 '달빛크로키'는 올해 6월9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연극 '달빛크로키'. 사진/대학로발전소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