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커져도 경영난…글로벌 카페 공세에 입지 좁아진 국내 브랜드

투썸플레이스 팔리면 매장 1000개 이상 국내 브랜드는 이디야커피만 남아

입력 : 2019-05-06 오후 12:13:29
국내 카페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브랜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반대로 글로벌 카페 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달 30일 자회사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45%를 2025억원에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투썸플레이스 지분 처분 예정일은 오는 6월30일이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투자업체 앵커파트너스는 이미 투썸플레이스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매각에 따라 최대 주주가 된다. CJ푸드빌이 보유하는 투썸플레이스 지분은 15%로 줄었다. 앞서 CJ푸드빌은 지난해 2월1일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장 수가 1040여개로 이디야커피, 스타벅스코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브랜드다. 이번 매각으로 매장 1000개 이상을 보유한 대형 브랜드 중 국내 브랜드는 이디야커피만이 남게 됐다. 
 
이디야커피는 올해 30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300개의 이상의 신규 가맹점을 개설했고, 매년 1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면서도 1%대의 낮은 폐점률을 지속하고 있다. 또 350억원 규모의 커피 원두 로스팅 설비 '이디야커피 드림 팩토리'의 건립을 진행하는 등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다른 국내 카페 브랜드는 축소되는 외형을 극복하기 위해 고급화로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지난 2014년 9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했지만, 지난해에는 640개까지 줄었다. 이에 엔제리너스는 지난달 말 롯데백화점과 협업한 프리미엄 매장 2호점을 인천터미널점에 오픈했다. 엔제리너스는 스페셜티 매장도 11개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가 브랜드 로열티를 지불하는 스타벅스는 이디야커피 다음으로 많은 123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가맹점인 이디야커피와 달리 스타벅스는 전 매장이 직영점이다. 스타벅스는 프리미엄 커피를 함께 제공하는 리저브 매장도 87개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선불식 충전 카드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가 지난달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카페 브랜드 중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또 다른 미국의 카페 브랜드 블루보틀은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한국 1호점을 오픈했다. 블루보틀이 다른 나라에 진출한 것은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특히 블루보틀 한국 1호점의 개장일에는 새벽부터 고객이 줄을 서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블루보틀은 종로구 삼청동에 2호점을 개설하고, 연말까지 2개 매장을 추가로 열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커피 문화 수준이 높다는 것에 주목에 블루보틀이 진출했고, 트렌드에 빠른 국내 소비자의 영향으로 큰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본다"라며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품질이 좋은 것은 분명하나, 국내 다른 커피 전문점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정도"라며 "확장에 중점을 두는 브랜드가 아니므로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카페 시장 규모는 48억달러(약 5조2440억원) 수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1인당 카페 소비액은 연간 92.3달러로 세계 2위 수준이다. 유로모니터는 한국 카페 시장이 오는 2023년까지 56억달러(약 6조167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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