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12만3526원 인상 등을 골자로 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요구안을 확정지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임시 대의원회의를 개최해 2019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기본급 9만1580원(호봉승급분 제외), 격차해소 특별요구 3만1946원 등 총 12만3526원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또한 성과급은 당기순이익의 30%,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인원 충원, 해고자 원직복직 및 고소고발·손배가압류 철회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는 오는 13일 사측에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며, 노사는 이달 말부터 교섭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교섭 타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자칫 2017년 임단협 사례와 같이 해를 넘겨 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임금 인상의 경우 노조가 요구한 12만3526원은 5.8% 인상률이 적용된 금액이며, 호봉승급분까지 더하면 총 인상 규모는 15만원대로 추정된다.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방안을 살펴보면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6450억원이다. 조합원이 5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1인당 1000만원에 육박한다.
현대차 노조가 8일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한 가운데 노사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사진/현대차 노조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의 통상임금 소송은 2심까지 사측이 승소했고 대법원 판결만 남았다. 반면, 기아차의 경우 통상임금 사안은 2심까지 노조가 승소했고 지난 3월 노사가 합의해 마무리됐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통상임금 2심 재판부 신광렬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근무했으며, 사법농단 연루 판사로 검찰에 기소됐다”면서 “노조는 1·2심 판결이 사법적폐 판결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원 충원 문제에서도 노사의 의견 차이가 크다. 사측은 지난 3월 특별 고용안정위원회에서 전기차 생산 확대 추세 등을 감안해 2025년까지 인력의 20%를 감축해야 한다는 의사를 노조에 전달했다. 이를 위해 정년퇴직자 자연감소 인원에 대한 충원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노조는 2025년까지 1만명 신규 채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쟁점마다 노사가 합의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하부영 노조 지부장은 “이달 말 상견례 후 하기휴가 전까지 집중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 타결을 목표로 하지만 상황에 따라 강도높은 투쟁에 나설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