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KT&G가 궐련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이 증가한 것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다. 2분기부터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글로벌 메이저가 진입해 새로운 경쟁구도 아래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KT&G는 1분기 영업이익이 3511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1분기 매출액은 1조1850억원을 기록해 11.0%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KT&G는 1분기 궐련 담배 시장 점유율 61.3%를 달성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KT&G의 궐련 담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5년 58.4%, 2016년 59.2%, 2017년 60.6%, 2018년 62.0% 등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또 한국필립모리스가 문을 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전용 스틱 제품을 확장하고, 지난해 11월 새 디바이스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것에 힘입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KT&G의 1분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약 30%다.
다만 국내 담배 시장은 2분기부터 새로운 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미국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은 이달 말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이와 관련해 '쥴'을 생산하는 쥴 랩스의 한국 법인 쥴 랩스 코리아는 오는 22일 구체적인 제품 정보와 마케팅 전략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쥴'은 폐쇄형 시스템(CSV)의 액상형 전자담배로 궐련형 전자담배와 달리 예열 없이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 바로 흡연할 수 있으며, 디바이스 디자인도 이동식저장장치(USB)와 비슷한 모습으로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쥴'은 미국에서 지난 2017년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쥴'의 한국 진출에 대비해 액상형 전자담배를 준비한 KT&G도 이르면 이달 말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T&G 관계자는 "현재 대응 제품을 개발한 상태"라며 "출시를 위해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글로벌 브랜드 죠즈도 올해 하반기 한국에 액상형 전자담배 3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죠즈는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중국 심천에서 열린 전자담배 전시회에서 캡을 쉽게 여닫을 수 있는 클램쉘 타입의 '죠즈 S', 캡 분리형인 '죠즈 C', 일회용 '죠즈 A' 등 3종 제품을 공개했다. 죠즈는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도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이 10% 수준인 가운데 액상형 전자담배가 어느 정도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가 집계한 1분기 담배 시장 동향을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9200만갑으로 전년보다 33.6% 증가했고, 판매 비중은 전체의 11.8%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