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시장 진입 시도하는 중국, 크로아티아 조선소에 '관심'

국영조선사 CSIC 회장 등 중국 대표단, 울자닉그룹 방문

입력 : 2019-05-10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 국영 조선사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크로아티아 조선그룹 인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조선소를 인수함으로써 발주 시장의 큰 손인 유럽 선주들과의 수주 영업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중국 정부 정책인 일대일로에 크로아티아를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9일 스플래시를 비롯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면 후 웬밍(Hu Wenming)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 회장을 포함한 중국 대표단이 이달 초 크로아티아 울자닉(Uljanik)그룹을 방문했다. 
 
이들은 울자닉그룹 임직원과 안드레이 플렌코비치(Andrej Plenkovic) 크로아티아 총리, 즈보니미르 노박(Zvonimir Novak) 경제부 차관 등을 만다 4시간 가량 회담을 진행했다. 
 
후웬밍 회장은 "플렌코비치 총리가 우리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소개했다"면서 "모든 사항을 충분히 고려한 후에 우리의 의견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즈보니미르 노박 차관은 "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의 조선소는 그들의 조선소와 비교할 수 없다"면서 "중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울자닉그룹의 울자닉조선소 전경. 사진/울자닉그룹 홈페이지
 
울자닉그룹의 재무상태는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전세계 조선업 장기불황과 수주량 하락으로 일감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에 지난해에는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해 직원들이 여러차례 파업하기도 했다. 여기에 크로아티아 정부는 울자닉그룹과 국가에 1억8200만달러 수준의 경제적 손실을 입힌 협의로 울자닉그룹 임직원 12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대형 조선사인 CSIC가 울자닉그룹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우선 크루즈선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로 보여진다. 아시아 지역 조선소는 유럽에 비해 크루즈선 건조경험과 기술력에서 뒤쳐저 있다. 여기에 상선 시장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이 주력으로 수주하고 있어 경쟁이 심하다. 이 때문에 중국은 그동안 건조 영역을 넓혀 크루즈선 시장에 진입하려고 했다. 
 
CSIC는 울자닉그룹 인수를 통해 크루즈선 발주시장 진입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지리적 이점으로 유럽 선주들과의 수주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혀 다른 각도로 분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그동안 자체적인 구조조정으로 조선업을 재편했고 최근에는 대형 조선사간 합병을 추진하며 규모도 넓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굳이 외국 조선소까지 영역을 확장할 이유가 없다"면서 "위기상황에 놓인 조선소를 인수함으로써 일대일로 정책에 크로아티아를 끌어들이려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은 자국의 핵심 국책사업이 일대일로에 EU 회원국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리 커창(Li Keqiang) 중국 총리가 크로아티아에 방문해 중국의 확장정책인 일대일로 구상과 크로아티아의 발전전략을 접목하자며 일대일로 참여를 요청했다. 
 
이 관계자는 "CSIC는 울자닉그룹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갖췄다"면서 "이번 인수 추진은 조선업내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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