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과 함께 수도권에 편중된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해소에 나서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은 대구·광주 등 일부 지역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대구와 광주 등 시금고 계약이 올해 만료되는 시점과 겹치면서 정부의 포용적 금융이 시중은행들의 시금고 수주를 위한 마케팅용 창구로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권 따르면 올해 금감원과 은행권은 지방 자영업자의 경영컨설팅 소외 해소를 위해 전국을 ‘찾아가는 경영컨설팅’을 실시한다.
신한은행은 이미 강원 춘천과 충북 청주에서 ‘소상공인 성공두드림 세미나’ 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광주 또는 전남 목포, 대구, 부산에서도 소상공인 경영컨설팅을 진행한다.
국민은행은 대구, 광주, 인천에서 ‘소상공인 창업아카데미’를 진행할 계획이며 하나은행은 대전 또는 충청남도에서 경영컨설팅을 준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아직 내부조율을 거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끼리 모여 지역 수요에 따른 방문 지자체를 배분하거나 일정에 대해 조율한 것이 아니라 각 은행별로 장소와 시기를 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와 광주에는 신한은행, 국민은행이 방문을 계획하고 충남 또는 대전 지역은 하나은행만이 경영컨설팅 지원 방안을 밝히는 등 기울어진 지방 소상공인 컨설팅 지원 방안이 가닥 잡혔다.
특히, 대구의 경우에는 대구은행이 10여년간 기업경영컨설팅센터를 운영하며 900여 향토 기업들을 도와온 곳이나 어느 지역보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지원 의지가 강한 곳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중복해 지원 계획을 밝힌 지자체는 대구 본청과 광주 3구(동구,서구,북구) 등에서 올해 시금고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진 금고 선정과 관련해 지방에 지점을 두지 않았던 시중은행은 입찰에 참가할 명분이 떨어졌다. 지난해 서울시 금고 선정에서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을 밀고 제1금고 자리를 꿰차자 상황은 달라졌다.
같은 해 입찰을 진행한 인천 시금고와 광주 광산구 시금고 입찰에서는 금고지기가 바뀌진 않았지만 협력사업비가 3배로 증가하며 경쟁과잉이 문제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월 협력사업비 배점을 축소하고 금융위원회의 지역재투자 평가제도를 기준 항목에 추가해 과당경쟁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시중은행들 각자가 지역 컨설팅 수요에 파악해 우리에게 알리면 금감원과 은행이 함께 찾아가 서로 도움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며 “광주의 경우는 아직 한 은행은 계획 단계라고 말하는 등 지역이 겹치는 건 우연의 일치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 세미나에서 경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