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파견·사내하청·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를 고려할 때 노동생산성이 기존 지표보다 더 낮게 평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간접고용 노동자를 포함할 경우 근로자 300인 이상의 대기업의 경우 노동생산성은 11.2%에서 8.7%, 중소기업은 4.4%에서 3.9%로 낮게 평가됐다.
노동생산성 측정 차이. 직접고용 300인 미만인 중소기업의 보정 전 노동생산성을 100으로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의 인건비를 포함시켜 재산출 할 경우 96.3이 된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은 13일 조사통계월보 4월호에 실린 '간접고용을 보정한 기업단위 노동생산성 추정' 보고서에 이 같이 밝히고 기존 노동생산성 지표는 간접고용 노동자를 고려하지 않아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노동생산성 지표는 노동투입량 대비 산출량의 비중을 말한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인건비는 회계상 노무비 대신 용역비로 잡혀 파견 노동자는 산출량에는 기여함에도 노동 투입량에는 집계되지 않는다.
보고서는 직접고용 300인 미만인 중소기업의 보정 전 노동생산성을 100으로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의 인건비를 포함시켜 재산출 할 경우 96.3이 된다고 설명했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노동생산성을 직접고용만 고려해 평가하면 210.7이고, 간접고용까지 합하면 193.8이다.
500인 이상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간접고용까지 고려하면 9.3% 낮아졌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간접고용 노동자 비중도 올라가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변화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기업의 소요기술 특성별로 결과가 달랐다. 주물주조, 도금, 제련 등 고숙련노동 위주 제조기업에서는 간접고용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할 때 노동생산성은 0.9%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컴퓨터시설관리, 프로그래밍 서비스 등 기술변화가 빠르고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노동력이 요구되는 고위기술 서비스기업은 간접고용 비중 1%포인트 확대시 노동생산성은 2.2%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이영재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모형부 모형연구팀 과장은 "기업이 선도기업을 단순히 추종해 간접고용 형식으로 고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보다 비숙련·숙련, 저위·고위기술 등 자사의 소요기술 특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