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이용자들은 거래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거래소들의 주 수익원이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입니다. 그런데 일부 거래소에서는 '트레이딩 마이닝'을 통해서 이 수수료를 이용자들에게 환급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거래소를 '마이닝(채굴형) 거래소'라고 합니다.
트레이딩 마이닝은 암호화폐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 중 일부를 거래소가 자체 발행하는 토큰으로 이용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채굴을 통해 보상으로 주어지는 게 암호화폐라면, 트레이딩 마이닝은 거래가 채굴인 셈입니다. 그리고 채굴에 대한 보상은 거래소가 지급하는 자체 토큰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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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거래 수수료가 0.1%인 거래소에서 이용자가 1비트코인(BTC)을 매매했다면, 이 이용자는 0.001BTC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거래소가 마이닝 거래소라면, 이용자는 0.001BTC만큼의 거래소 토큰을 보상으로 받게 됩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지급한 수수료를 되돌려 받은 셈이나 당연히 이익입니다. 그런데 거래소들은 어떨까요?
좀전에 거래소 수익은 대부분 이용자들의 수수료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럼 수수료만큼 토큰을 지급하는 마이닝 거래소들은 수익을 어떻게 낼까요? 심지어 일부 거래소들은 수수료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토큰 보유량에 따라 수익 배당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마이닝 거래소들은 거래소가 보유한 토큰 가치가 상승하는 모델로 수익을 가져갑니다. 트레이딩 마이닝 방식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거래를 활성화시키면 거래소 토큰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이닝 거래소들에게도 거래량은 수익과 직결됩니다.
지난해 5월 중국 거래소 에프코인(Fcoin)이 트레이딩 마이닝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거래 수수료를 자체 발행한 에프티코인(FT)으로 되돌려줬습니다. 단숨에 글로벌 거래량 1위 거래소로 올라서는 성과도 냈습니다. 수수료를 환급해주는 에프코인에 투자자들이 몰렸고, FT는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됐지요. 에프코인의 성공 이후 이같은 수익모델을 한 마이닝 거래소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에프코인은 거래소 오픈 3개월 뒤에 FT 발행을 중단했습니다. 토큰이 대량으로 발행되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졌고, 토큰 가격은 급락했기 때문입니다. 마이닝 거래소들은 대부분 유사한 문제를 노출할 수 있습니다.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자전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요. 이 때문에 마이닝 거래소들은 다양한 인센티브와 이용자들의 상장 투표나 거래소 정책 참여 등을 통해 생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