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시 지역성 심사 강화"…정부, 국회에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 제출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정은 유보적…방통위 의견까지 검토 후 수용 여부 결정"

입력 : 2019-05-16 오후 6:05:56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유료방송 인수나 인수합병 시 지역성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지정하고 요금인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사후규제 방안을 과방위에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사업자간의 인수합병시 지역성 심사를 강화하고 케이블TV가 인터넷(IP)TV에 인수되더라도 지역 채널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을 담았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의 허가 심사 시 방송법에는 지역성 항목이 있지만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IPTV)법에는 없는 점을 들어 법령 개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지역채널 활성화에 대해 연구 중이므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케이블TV 지역채널 활성화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방안도 담겼다.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단, 유료방송 시장에서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지정한다면 그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마련하는 것을 제안했다. 
 
KT가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것을 분리하는 소유제한 부분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위헌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1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KT스카이라이프를 KT에서 분리하거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공공성을 확대하는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면 유료방송 합산규제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냈다. 과기정통부는 소유제한을 두는 것은 재산권 침해의 우려가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이해충돌 문제도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제출된 방안은 과기정통부의 방안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간사)은 다음주초까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견까지 담은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과방위는 방통위 의견까지 함께 검토한 후 정부의 방안을 수용할지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과방위는 지난 4월16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는 내용의 방송법 및 IPTV법 등을 심사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후 재심의하기로 했다. 과방위는 과기정통부에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사후규제 방안을 5월16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의 가입자 수가 전체 시장의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된 뒤 일몰됐다. 과방위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도 법안2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과방위 여당 의원들은 지난달 과기정통부에 합산규제 폐지에 따른 사후규제 입법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방안을 내기 전에 국회가 검토했으면 하는 방안들을 역으로 먼저 제시한 셈이다. 여당은 유료방송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집중사업자로 표기하고 요금인가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요금인가 사업자가 되면 향후 요금제를 수정하거나 새롭게 요금제를 출시할 때마다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무선 시장의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이 휴대폰 요금제를 낼 때마다 정부의 인가를 받는 것을 유선에 적용한 안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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