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허가취소·형사고발(종합)

회사 과학적 근거 제시 못해, 정부 장기추적조사 추진

입력 : 2019-05-28 오후 1:45:49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의약품 허가 당시 특정 성분이 바껴 논란이 일었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해 정부가 허가를 취소하고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은 고의적으로 정부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석연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28일 충북 오송본부에서 의약품 허가 당시 의약품 성분이 바껴 논란이 일었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충북 오송에서 진행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결론 내리고 조치한다고 밝혔다. 형사고발 대상은 코오롱생명과학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보사케이주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되고 제출 자료가 허위임에 따라 허가취소를 결정했다"면서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지난 3월31일 인보사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로 추정돼 제조사에 제조·판매 중지를 단행한 지 59일 만이다. 
 
인보사는 중간 정도 증상(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치료제다. 주성분은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주성분 중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명시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과정에서 약 15년간 성분이 변경됐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제조사 측의 주장과는 달리 식약처 허가보다 4개월 앞선 2017년 3월 2액이 신장유래세포였다는 것을 파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식약처는 자체 시험검사(2019년 4월9일∼5월26일), 코오롱생명과학 현장조사(2019년 5월2일, 5월8일, 5월10일), 미국 현지실사(2019년 5월20일∼24일) 등 추가 검증을 실시해, 2액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최종 확인했다. 
 
식약처는 이러한 사실 등을 종합해 허가 취소를 비롯해 형사고발도 진행하기로 했다.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번사건을 계기로 회사가 제출한 자료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단계부터 허가, 생산 및 사용에 이르는 전주기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면서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허가·심사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행스럽게도 투약 환자 및 가족들이 우려하던 부작용 문제는 아직 나타나진 않았다. 식약처는 세포사멸시험을 통해 44일 후 세포가 더 이상 생존하지 않음을 확인했고, 임상시험 대상자에 대한 장기추적 관찰 결과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부작용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현재까지 안전성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확인됨에 따라 만약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하기 위해 전체 투여환자(438개 병·의원 3707건 투여)에 대한 특별관리와 15년간 장기 추적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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