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세포 성분 변경 파문을 일으킨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 사태가 발생
50일을 넘기고 있다
. 사상 초유의 파문 속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물론 규제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
당사자인 코오롱 측은 세계 최초라는 미명 아래 국민을 속인 사기기업으로 몰리고 있고, 허가는 물론 후속 조치에서도 허점을 보이고 있는 식약처, 아예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다는 복지부까지 사태는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로 번지고 있다. 글로벌 무대 경쟁력 제고를 국가적 과제로 내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다. 그 과정에 걸림돌이 될 치명적 오점을 두고 총대를 누가 짊어질지 저마다 절실해 보인다.
희생양 아닌 희생양이 필요한 분위기 속 점차 사태의 본질이 흐려지는 분위기다. 당초 신고 성분과 다른 세포로 임상 시험을 진행한 의약품은 시판 정지만 내려져 있을 뿐 여전히 허가 품목에 이름을 올려둔 채 식약처는 이제서야 '철저한' 현지 실사에 돌입했다. 사태의 장본인인 코오롱 측은 향후 처방 환자 추적 조사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내겠다고 당연한 선언을 비장히 내렸다. 17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회사도 정부도 몰랐다는 점을 두고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의 대결로 시작된 사태는 ‘누가 더 생색을 잘 내나’의 구도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태의 중심이 돼야 할 환자들을 위한 후속 조치가 방치되는 듯하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보장되지 않은 채 처방된 의약품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이미 처방 받은 환자들이다. 그저 최초의 혁신적인 치료제라는 말만 믿고 거액을 들여 처방받았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향후 15년 동안이나 문제의 그 의약품을 제조한 기업이 진행하는 추적조사의 대상이 돼야하는 찝찝한 번거로움까지 덤으로 얻었다.
물론 관련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실과 시민단체가 뜻을 모아 실질적인 환자를 위한 대책을 촉구하는가 하면, 소액주주로서 피해를 본 이들의 피해 보상을 위한 형사 고소 및 고발 조치 움직임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다만 치료제 특성상 고령층이 주를 이루는 인보사 처방 환자들의 접근성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일벌백계를 통한 경각심은 재발방지를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기에 과오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묻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면피를 위해, 보다 자극적인 소재를 위해 환자를 위한 대책이 아닌 범인잡기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산업2부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