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환율 10% 올라도 영업이익률 0.5%p 개선 그쳐”

입력 : 2019-05-30 오후 3:23:5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기업 실적개선이나 수출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 10% 상승에 따른 효과는 영업이익률 개선 0.5%p, 수출 증가율 1%p 상승에 그쳤다고 30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환율 상승에도 기업의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환율 10% 상승에 영업이익률 ‘영향 없음’이라는 응답이 32.9%로 가장 많았고 ‘0~2%p 개선’(17.8%)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된다’ 42.8%, ‘감소한다’ 24.3%로 집계됐다. 
 
환율 상승의 수출 개선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환율 10% 상승 시 수출이 ‘늘어난다’는 기업이 47.7%, ‘영향 없다’는 기업도 37.9%로, 수출 개선 폭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최근 한국의 산업구조는 기업들이 다변화된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복잡한 생태계”라며 “환율 상승이 가격경쟁력을 향상시켜 수출이 늘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기업 실적개선이나 수출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환율 변동으로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 ‘원자재 재료비용 부담 증가’라는 응답이 40.1%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외화환산이익 증가(30.9%)’,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12.5%)’, ‘수출 가격경쟁력 확대(10.5%)’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해 (+)효과로 응답한 기업은 41.4%인 반면, (-)효과로 응답한 기업은 56.5%로 더 많았다. 
 
환율변동에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로 대비한다는 기업이 26.3%였고, ‘대응책 없음(24.4%)’, ‘비용절감 등 원가절감(23.1%)’ 순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300인 이하 기업은 ‘비용절감 등 원가절감(24.6%)’, ‘환헤지상품 투자 확대(21.7%)’ 보다 ‘대응책 없음’ 응답이 31.9%로 가장 많아, 규모가 작은 기업의 환율 대비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62.5%가 환율 상승에 대해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조치가 시급하다고 답했으며, 수출관련 금융/보증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5.8%로 뒤를 이었다. 환헤지상품 투자 및 수출단가 조정 등 대비책을 마련한 기업 외에 대비책이 부족한 기업을 위한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환율상승이 기업에 유리하다는 기대가 단순히 적용되기 어렵다”면서,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한 반면, 기업의 체질변화와 경쟁력 강화는 더뎌,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반등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이 올라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있는 만큼, 급격한 외환시장의 변동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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