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가입자가 4G 가입자의 세배 수준의 데이터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5G 스마트폰 가입자당 트래픽은 2만2946메가바이트(MB), 약 22.41GB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달 4G 스마트폰의 가입자당 트래픽 8571MB(약 8.37GB)의 세배에 가까운 수치다. 단 이는 5G 단말기 기준으로만 측정한 것으로, 5G와 4G의 트래픽이 섞여있다. 현재 5G 기지국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도 있어 5G 스마트폰으로 4G 전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4월 5G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전체 트래픽은 5937테라바이트(TB)로 집계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3일 오후 11시 각사의 5G 1호 가입자의 개통을 진행하며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5G 단말기 기준으로 나온 첫 트래픽 수치에 대해 이통사들은 예상했던 수준이며 데이터 사용량이 더 늘어날 것이란 반응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5G 가입자당 월 평균 트래픽은 20~30GB 수준으로 예상했다"며 "향후 고화질 영상이 늘어나고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등의 서비스가 쏟아지며 5G 데이터 트래픽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배경사진/KT
이통사들은 5G에서도 4G에 이어 무제한 요금제를 내세워 가입자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5G 서비스는 4G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소모하므로 이전보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의 주요 5G 무제한 요금제는 8만원대다. SK텔레콤의 5GX 프라임(8만9000원), KT의 슈퍼플랜 베이직(8만원), LG유플러스의 5G 스페셜(8만5000원) 등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8만원 이상 요금제의 데이터 무제한 혜택(24개월)은 6월말까지 가입하는 고객에게 제공한다. KT는 가입 시점에 대한 제한이 없다.
5G 가입자의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20GB를 넘기면서 이통 3사의 5만원대 5G 요금제는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됐다. SK텔레콤·KT의 5G 슬림 요금제, LG유플러스의 5G 라이트 요금제의 월 정액은 각각 5만5000원으로 데이터는 이통사별로 8~9GB를 제공한다. 이는 4월 4G 스마트폰 1인당 데이터 트래픽과 비슷한 수치다. 5G 스마트폰 사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4월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약 27만1686명을 기록했다. 이동통신사 별로는 KT가 약 10만4696명으로 가장 많았다. SK텔레콤이 9만5265명, LG유플러스가 7만1725명으로 뒤를 이었다. 5월말 기준 이통 3사의 5G 가입자는 총 7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