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추가적인 공장폐쇄나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탈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주요 배경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5월 중국 실적은 3만7200대로 전년 동월(6만400대)보다 38.4% 감소했다. 월별 실적을 살펴봐도 지난 3월에는 6만1300대 수준이었지만 4월 5만1000대, 5월 3만7200대로 하락했다. ‘ix35’와 ‘루이나’ 등 일부 모델만 전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고 나머지 모델들은 크게 줄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2015년 106만2826대, 2016년 114만2016대 등 100만대를 넘길 정도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드 후폭풍으로 2017년에는 78만5006대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사드 여파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됐지만 79만177대로 소폭 증가에 그쳤으며,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는 22만1000대로 전년 동기(29만3000대) 대비 24.6%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중국 실적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작년 다섯 차례나 중국 출장길에 나설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중국 부진이 계속되자 현대차는 지난달 베이징 1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며,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부진을 탈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차의 5월까지 미국 시장 누적 판매는 26만91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5월 실적도 6만6121대로 전년 동월(6만4980대)보다 1.8% 늘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하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면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에서 소형 SUV ‘베뉴’ 출시를 계기로 신흥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중국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추가적인 공장폐쇄 우려마저 제기된다. 사진/뉴시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현대차가 2013년을 기점으로 중국 시장에서 황금기를 열었지만 그 시기에 경쟁력을 높이지 못했다”면서 “사드 여파로 현대차가 정체된 사이 중국 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현대차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연기관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을 잃었으며, 향후 수소전기차를 통해 반등을 모색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50%에 미치지 못하는 공장 가동률이 지속된다면 향후 공장 폐쇄 및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부진 영향으로 현대차가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목표를 468만대로 설정했다. 5월까지 누적 글로벌 판매는 174만7845대로 전년 동기(182만8678대)보다 4.4% 감소했다.
내수 실적은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의 신차 효과로 인해 32만31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 실적은 중국 여파로 142만4719대로 7.1% 감소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글로벌 판매는 420만대 수준으로 중국 시장에서 실적회복을 하지 못한다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 위축이 해외 시장 판매 감소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중국 현지에 맞는 신차 투입으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중국 시장에서 양적 성장에 치중했다면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