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불균형에 따른 리스크 확대 우려가 카지고 있다.
올 들어 조선 빅3의 컨테이너선 신조수주가 전무하면서 액화천연가(LNG)선 수주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중무역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것으로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미루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11일 각사의 IR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5월까지 액화천연가스(LNG)선 5척과 탱커 6척, 총 11척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컨테이너선 신조수주는 없었다.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다. LNG선 8척,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외에 컨테이너선 신조 수주는 전무했다. 현대중공업은 4월까지 LNG선 2척과 LPG선 2척 등 총 4척을 수주했지만 역시 컨테이너선 신조 수주는 없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라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은 10척, 5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발주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척, 90만CGT와 비교해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중무역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어 교역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이미 선박을 발주한 선주들도 인도받는 시기에 교역량이 떨어질까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조선과 벌크선 발주시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초대형 유조선(VLCC)은 지난해 160만CGT(37척)에서 올해 43만CGT(10척)로 무려 73% 감소했다. 벌크선도 같은 기간 188만CGT(53척)에서 92만CGT(27척)로 51% 하락했다.
그나마 LNG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전세계에서 14만㎥급 LNG선은 총 21척, 181만CGT가 나왔다. 이는 지난해 21척(182만CGT)과 거의 동일한 규모다.
올해 조선 빅3의 컨테이너선 신조수주가 전무하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삼성중공업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선사들의 LNG선 수주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LNG선 발주 시장마저 부진하면 조선 빅3로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한 선종만 수주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다른 선종은 물량이 없고 선가도 LNG선이 많게는 4~5배 높기 때문에 LNG선에 대한 의존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면서 "다만 선종 포트폴리오가 확대돼야 발주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능력도 커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LNG선 수주 의존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많았고 미중무역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 컨테이너선 발주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다"면서 "컨테이너선 외에도 벌크선, 탱커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아 카타르발 대규모 수주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