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올 여름철에도 에어컨 사용 등으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에서 다소 벗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전력사용이 급증하는 소비패턴에 맞춰 가능한 많은 가구에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누진구간 확대안을 제시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TF는 '제8차 누진제 TF회의'에서 이같은 최종 권고안을 제시했다. 올 여름철(7~8월) 별도로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내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여름철 이상 기온 상시화로 주택용 전기요금 제도개편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TF는 그동안 전문가 토론회와 공청회, 심층 여론조사,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누진구간 확대안을 제시했다. 해당 안은 당초 TF가 제시한 안건 중 1안으로 작년 한시할인 방식을 상시화하는 내용이다. 450kWh 이하 구간의 대다수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효과가 있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1629만 가구가 월 1만142원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TF 관계자는 "여름철 수급관리 차원에서 현행 누진제의 기본 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1안이 선택 가능한 방안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함께 논의됐던 누진단계 축소안(2안)은 여름철 요금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지만,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3단계 사용 가구(약 600만)에만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가장 많았던 누진제 폐지안(3안)은 전력사용량이 작은 가구(1400만)의 요금 인상을 통해 전력다소비 가구(800만)의 요금을 인하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수용성 검토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만 TF가 올해도 소비자들이 요구해 온 '누진제 폐지'는 건드리지 못했다. 앞서 한전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의견수렴 게시판을 운영한 결과 전체 게시글 800건 중 700여건이 누진제 폐지를 지지했지만, TF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아울러 전기요금 할인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한국전력공사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해당 안건이 적용할 경우 한전은 여름철에만 2847억원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한전은 앞으로 누진제 TF에서 제시한 안을 검토해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신청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 및 인가를 거쳐 올 7월부터 새로운 요금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