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화장품·식음료 제조업계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광고 및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비 타깃 층에 집중해 광고효과를 높일 수 있고 생산 설비투자 부담을 줄여주는 등 SNS와 OEM이 제조업계 내 ‘가성비’ 붐을 일으키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오츠카는 간판 음료인 ‘포카리스웨트’의 광고 모델로 기존엔 주로 신인을 채용해왔다. 신선한 모델 이미지가 음료와도 어울렸고 비용 면에서도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포카리스웨트 간판 모델은 걸그룹 아이돌 '트와이스'다. 회사는 포카리스웨트의 10~20대 남성 소비 비중이 떨어지는 점에 주목해 이 연령층에 인기가 높은 트와이스를 채용했다. 이같은 처방의 효용을 확인할 길은 유튜브에서 찾았다.
걸그룹 트와이스가 출연한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 유튜브 광고 장면.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구글은 특정 연령층 시청 비중이 높은 유튜브 영상 콘텐츠에 광고를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설득했고 동아오츠카가 광고주가 됐다. 그동안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축적해온 구글은 그 빅데이터를 본격적으로 광고시장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영상에 광고가 노출돼 어떤 유형의 시청자가 광고를 몇 초간 주목했는지 등 분석 서비스도 광고주에 제공한다.
코트라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Episerver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약 4500명의 전 세계 온라인 쇼핑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 중 63%가 소셜 미디어상 광고를 클릭한 바 있으며 33%는 바로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 소비자들 중 52%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포스트를 클릭한 경험이 있으며, 그 중 31%가 해당 포스트를 본 뒤에 바로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도 집계됐다.
SNS 광고의 인기는 비용절감의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비용 대비 효과를 보여주는 SNS 광고는 기업들에게 광고비가 합리적 지출이라고 느끼게 만든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들은 주력 상품 외 비주류 상품에 대한 비용을 줄이는 데 열의를 보이며, OEM이 그런 요구를 충족시켜준다. 동아오츠카는 캔음료 생산 라인 일부를 계열사인 동아제약 박카스 수출 물량에 할애하고 있다. 동아제약이 직접 생산하기엔 설비투자가 부담스러웠고, 동아오츠카는 유휴 라인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부상조하게 됐다.
화장품 업계 선두로 성장한 LG생활건강은 주력 상품인 ‘후’만 자체 생산을 통해 노하우를 지키고 나머지는 OEM 비중을 늘리고 있다. 중저가 범용 상품은 중국산 공세 등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져 투자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적이 부진한 해외 공장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충하면서 주력 상품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은 둔화되고 경쟁은 심해지며 시장 트렌드는 급변하고 있다. 섣불리 투자했다간 망하기 일쑤”라며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고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SNS광고나 OEM이 대세로 자리잡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