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에 관한 본격 논의에 들어갔지만, 최저임금을 기존 방식대로 전체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을 요구해온 사용자위원들은 이에 반발해 전원회의에서 퇴장했다.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인 이성경 위원(오른쪽)과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위원이 장미꽃을 사이에 두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장미는 회의 시작 전 근로자 위원들이 모든 참석자들에게 전달한 꽃이다. 사진/뉴시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 9명은 26일 제5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결정단위, 종류별 구분적용안을 사용자 측 안(시급만 표기, 업종별 차등적용)대로 표결에 들어가 부결된 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사용자 위원 일동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결정단위로 월 환산액을 병기하고 2020년 최저임금을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결정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보이콧을 선언했다.
사용자 위원 일동은 입장문을 통해 "다양한 고용형태가 확산되고 이에 따라 근로시간과 임금지급 방식이 다변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월 환산액 병기는 오히려 산업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정부의 무리한 시행령 개정으로 현재 최저임금 산정시간 수와 관련된 문제가 법정에서 다툼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월 환산액 병기가 결정된 것에 대해 사용자위원들은 대단히 실망스런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2년간 기업의 지불능력을 초과해 30% 가까이 인상된 최저임금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영세기업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저임금법에서 사업 종류별 구분적용이 가능토록 한 것은 다양한 사회 경제적 여건을 반영해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임에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없이 예년의 관행을 내새워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주축이자 최저임금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회피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위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개선이나 고민없이 더 이상 2020년 최저임금에 대한 추가논의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지불능력을 고려해 가장 어려운 업종의 상황을 중심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를 퇴장한다"고 밝혔다.
세종=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