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기업들이 계획하는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규모가 1년 전과 비교해 20%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채용을 줄이면서 하반기 취업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19 고졸 성공 취업 대박람회'를 찾은 학생과 군장병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가 27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부터 3분기(7~9월) 채용계획 인원은 25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만4000명)에 비해 20% 감소했다.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는 전국 상용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3만2000곳을 조사한 결과다. 고용부는 구인·채용 인원을 해마다 1분기와 3분기에 조사한다.
규모별로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채용계획이 감소했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채용계획은 22만명(전체 채용계획인원의 87.5%)으로 전년 동기(28만1000명) 대비 21.8% 줄었다. 구직자의 선호도가 높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계획도 3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3만3000명)에 비해 5.0% 감소했다.
하반기 조사 때만 해도 중소기업은 5.1% 채용계획이 줄었지만 대기업은 14.5% 증가했었다. 이번 조사에선 대기업까지 채용계획을 줄이면서 취업 시장이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직종별로 채용계획 인원을 살펴보면 운전 및 운송 관련직(3만7000명), 경영·회계·사무 관련직(3만3000명), 영업 및 판매 관련직(2만1000명), 보건·의료 관련직(1만9000명),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단순직(1만6000명) 순으로 많았다.
김효순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채용계획 인원은 사업체의 주관적 경기 인식이 반영돼 다소 보수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그간의 추세와 최근 고용상황을 볼 때 채용계획인원 감소가 실제 채용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구인에도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미충원 비율(1분기)은 300인 미만 사업체(10.8%)가 300인 이상 사업체(3.5%) 보다 훨씬 높았다.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각각 1.5%포인트, 1.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체 미충원 비율은 9.3%로 전년동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전반적인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상(구인과 구직 수요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은 다소 해소된 셈이다.
미충원 사유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7.7%)이 가장 높았으며,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22.1%)이 다음 순으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다른 사업체와의 격심한 인력유치경쟁 때문'(27.5%),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2.8%)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백주아 기자 wndke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