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일본 정부가 다음달부터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에 나서기로 하면서 국내 IT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30일 산케이 신문 등 현지 언론은 7월 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로 사용되는 △플루오린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조치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계획이다. 화이트 국가는 첨단 소재 등 수출 허가 신청이 면제되는 우대 제도다. 일본정부는 7월1일부터 공청회를 실시한 후 8월1일부터 제외조치를 발효한다는 목표다. 

 

만약 우리나라가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되면 일본 업체들은 한국에 첨단소재를 수출할 때마다 일본 정부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이트 국가에는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 지정됐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04년부터 포함됐다. 

 

 

수출 규제 대상인 3개 품목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 절차 간소화 등 우대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다음달 4일부터는 허가제로 전환되며, 허가 신청과 심사는 90일 정도 소요된다. 

 

플루오린폴리이미드와 레지스트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약 90%, 에칭 가스는 약 70%를 일본이 생산하고 있다. 특히 대체 수입이 어렵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졌다. 

 

한편,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최악의 상황을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한국 수출 물량이 감소할 경우 일본 소재 산업에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한일 관계에 따라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물량은 확보하고 있어 당장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산업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미중 무역전쟁 변수에 일본 수출 규제라는 불확실성이 겹쳤다”면서 “양국 외교 문제와 결부되면서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