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상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세계 3대 얼라이언스(해운동맹)로 꼽히는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 정회원 가입 성공이 발화점이 됐다.
즉, 세계 유수의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함과 동시에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출발선에 선 셈이다. 특히 현대상선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앞세워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인력 확충은 물론 항만 터미널 등 인프라 확보에도 전력할 방침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ONE, 대만 양밍해운이 회원사로 있는 디얼라이언스에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디얼라이언스는 전세계 3대 얼라이언스 중 하나다. 디얼라이언스 협력은 오는 2020년 4월1일부로 개시되며 2030년까지 총 10년간 이어진다.
얼라이언스는 운임과 선복공급 안정 등의 장점이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독점력 강화에 따른 선사간 경제적 지위 향상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에 가장 큰 역할은 한 것은 지난 2018년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이다. 이 선박들은 모두 2020년 강제화되는 황산화물(SOx) 배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배기가스 세정설비 스크러버가 장착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연료비, 원가 절감 등의 효과를 통해 수익성 창출과 경쟁력 제고를 노릴 수 있다. 여기에 스크러버를 장착해 환경규제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디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이 공언한 2022년 글로벌 톱클래스 해운사 도약 목표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43만TEU 수준이다. 오는 2020년부터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받으면 선복량은 70만6000TEU로 급증한다. 또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2021년에 인도받으면 선복량은 81만8000TEU까지 늘어난다.
현대상선은 2022년까지 선복량을 110만TEU로 끌어올려 현재 세계 9위 선사에서 중위권 선사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과거 국내 1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선복량(113만TEU)에 근접한 수준이다.
오는 2020년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은 유럽-아시아 항로에,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1만5000TEU급은 미주동안-아시아 항로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항로들은 현재 현대상선이 주력으로 하는 미주서안-아시아 항로와 더불어 중요한 항로로 꼽힌다.
영업력 향상을 위해 올해 초에 이어 신규 인력 모집에도 나섰다. 현대상선은 인력 채용 규모를 정하지 않고 앞으로도 영업 부문 인재 확보에 나서 대규모 선박 인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형 컨테이너선에 들어갈 약 549억원 규모의 컨테이너 박스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항만 터미널 등 인프라 확보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외 총 6개 항만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베트남 등 가능한 많은 항만 터미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화물 확보를 위한 영업력이 관건이다. 현재까지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시장에 투입된 적이 없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화물 확보 능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었다. 현대상선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화물을 확보하기 위해서 앞으로 영업력 강화 등의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싱가포르, 유럽 등 해외 법인들이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으로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도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