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7분기만에 영업익 1조 회복…하반기 전망도 ‘맑음’

신차효과·우호적 환율환경 등 영향…3·4분기 호실적 전망으로 'V자회복' 가시화

입력 : 2019-07-22 오후 4:20:13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다.
‘팰리세이드’ 등 신차 효과와 함께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 힘입어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특히 하반기에도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 ‘베뉴’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강조한 ‘V자 회복’이 가시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차효과·우호적 환율환경에 2분기 호실적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 당기순이익 9993억원이라고 22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30.2%, 23.3% 증가한 규모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는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26조3752억원, 영업이익은 1조1564억원으로 추정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 3분기(1조2042억원) 이후 6분기 연속 1조원대를 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2889억원이라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으며, 4분기에도 5011억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8249억원으로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고 2분기 1조2377억원으로 7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에 복귀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6%로 전년 동기(3.8%)보다 0.8%포인트 오르면서2017년 3분기 5.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매출원가율은 신차 판매 확대와 SUV 차급 비중 상승에 따른 믹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1.2%포인트 하락한 82.9%로 나타났다. 
 
2분기 호실적 배경으로는 우선 신차 효과가 꼽힌다. 실제로 펠리세이드는 지난해 12월 출시 후 판매돌풍을 일으키며, 올 상반기 국내에서 3만1502대 판매됐다. 신형 쏘나타도 출시 이후 3월 8836대, 5월 1만3376대, 6월 9822대로 국내 실적을 견인했다. 또한 미국 시장의 인센티브 축소도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관계자는 “2분기는 미-중 글로벌 무역갈등 지속과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주요 시장의 수요가 침체되며, 어려운 여건이 계속됐다”면서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원화 약세 등 우호적 환율 환경이 지속됐고 팰리세이드 등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SUV 판매 증가에 따른 제품믹스 개선, 쏘나타 신차 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2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보다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해외시장 공략으로 ‘V자 회복’ 달성 목표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둔화와 이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신흥국 경기 부진 등 다양한 부정적 요인들로 인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우선 팰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의 해외 출시로 글로벌 판매 모멘텀을 강화한다. 특히 팰리세이드의 경우 동일한 파워트레인과 플랫폼을 공유한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가 미국 시장에 2월 공개된 후 6월까지 2만대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는 베뉴를 비롯해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 등의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사진/현대차
 
또한 베뉴는 5월 인도 출시 이후 6월말까지 1만6000대가량 판매됐으며, 최근 국내 출시로 판매 확대가 점쳐진다. 아울러 하반기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초 SUV인 ‘GV80’이 출시되는 점도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현대차는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이 완성됐고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 팰리세이드와 베뉴의 판매가 본격화 될 것”이라며 “팰리세이드는 올해 3만대 이상 판매로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견인할 모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무분별한 판촉 강화와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무리하게 판매목표 달성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판매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도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강조한 'V자 회복'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2015년만해도 연간 영업이익이 6조3579억원에 달했지만 2016년 5조1935억원, 2017년 4조5747억원으로 감소했고 2018년에는 2조4222억원에 불과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을 4조131억원,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9578억원, 1조772억원으로 1조원 전후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시장에서 신차 판매 확대 및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전동화, 모빌리티, 커넥티비티 등 미래 신기술 역량을 강화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선 제공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또한 향후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세안 시장의 ‘그랩’, 인도 시장 ‘올라’ 등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유럽 ‘보다폰’ 등과 손잡고 주요 시장에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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