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의 흔치 않은 베스트셀러다. 1992년 출시 당시 고급 과일의 대명사였던 멜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며 곧바로 2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엔 생소했던 과일인 멜론을 가지고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이전에 멜론이란 과일을 접해보지 못한 연구원들이 제대로 된 맛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백화점 수입 과일매대에 조차 1~2개 정도뿐이었다. 연구원들은 시중 멜론을 모조리 사먹어 보았다. 그러나 그 당시 대중화되지 못한 멜론은 지금의 멜론맛과는 전혀 다르게 동남아에서 신선하게 즐겼던 것과 무척 달라 문제였다. 수입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전혀 신선하지 않았고 텁텁한 뒷맛까지 났다.
이에 개발 담당자는 국내에 한 과일을 다시 주목했다. 멜론과 사촌지간인 참외였다. 멜론과 참외를 시식하며 동남아에서 신선하게 맛보았던 멜론 아이스크림을 구현하기 위해 수개월간은 제품개발에 매달렸다. 결국 수십 가지의 시제품을 만들면서 현재 메로나의 맛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SNS상에는 메로나에 들어가는 천연향은 참외향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미국 현지 생산을 개시한 메로나. 사진/빙그레
베스트셀러로 성장한 메로나 브랜드는 확장성도 품었다. 빙그레가 지난해 선보인 '올 때 메로나 튜브'는 세계 최초로 사각 형태를 적용한 튜브 아이스크림이다. 이 제품은 2019년 미래 패키징 신기술 정부포상 한국패키징단체총연합회장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미래 패키징 신기술 정부포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패키징 기술 시상이다. 국내 대표 아이스크림인 메로나 바 제품을 튜브 스타일로 구현한 올 때 메로나 튜브는 사각 형태의 튜브를 적용하면서 성형성, 유통환경, 취식 편의성 등을 최대한 고려해 설계했다. 또한 튜브 손잡이를 사용하지 않고 개봉하는 소비자 행동 습관을 반영해 손잡이 없이 편리하게 개봉이 되도록 만들었다. 올 때 메로나 튜브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올 3월까지 누적 약 700만개를 판매했다. 올초 중국, 홍콩을 시작으로 향후 해외 수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전세계 1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메로나는 멜론을 기본으로 딸기, 바나나, 망고 등 각 나라의 선호 과일에 맞춰 판매돼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메로나의 인기가 상당하다. 메로나가 처음 미국에 선보여진 것은 1995년 하와이에 수출을 시작하면서다. 초기에는 한국교민을 상대로 판매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지시장에서도 판매가 증가하면서 현재 하와이 지역 세븐일레븐과 코스트코의 아이스크림 바 종류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시장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빙그레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로는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는 2017년 7월부터 미국 서부 워싱턴 주 밸뷰에 있는 ‘Lucern Foods’사와 OEM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메로나를 현지 생산하는 미국 파트너사인 ‘Lucerne Foods’는 Safeway 등 2200여개 슈퍼마켓을 소유한 Albertsons Company Inc.의 계열사이며 PB 제품생산 및 OEM 특화 공장이다. 빙그레 메로나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액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국에서 연간 1300만개 이상의 메로나를 판매하고 있으며, 교민 및 중국 마켓 내 판매를 기반으로 현지인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메로나는 1992년 출시 이후 국민 아이스크림으로 사랑 받아 왔고 지금은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라며 “국내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항상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