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선인의 SOC(사회간접자본) 공약 이행 성과에 따라 지역별 건설수주 실적도 갈린다. 3기 신도시를 필두로 수도권 개발이 속도를 내며 연관 광역교통망 공약을 내걸었던 자치단체장들이 웃었다. 상대적으로 지방은 속도가 더뎌 건설수주액도 수도권이 증가한 반면 지방은 감소하는 양극화가 나타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약했던 GTX A 노선은 가장 빠른 진도를 보인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가 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한 이후 지난달부터 토지보상 절차가 개시됐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약속했던 GTX B 노선과 제2 경인선 광역철도도 빠른 편이다. GTX B 노선은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기획재정부가 진행을 서두르고 있다. 제2 경인선 광역철도는 이달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으로 결정되며 한계단 올랐다.
신도시 육성 계획과 얽혀 있는 이들 수도권 SOC 개발의 훈풍이 불면서 역내 건설 투자도 활발하다. 올들어 지난 5월까지 누적 기준, 수도권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서울이 집값 안정화 차원에서 개발이 제한되며 0.3% 증가에 그쳤지만 경기도가 6.9%, 인천은 무려 130% 폭증했다. 수주액 증가는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서울도 민간이 19.7% 감소했으나 공공부문이 214.5% 증가하며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지방은 동 기간 26.5% 감소하며 부진했다. 특히 경기 침체까지 닥친 부울경이 뒷걸음질 쳤다. 부산이 45.8%, 울산이 25.8%, 경남이 52.7%씩 각각 줄었다.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지만 지역 SOC 공약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내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사업 자체 난이도가 높다. 최근 사업 주체가 될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비용이나 기술 면에서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선 일본과 얽힌 수역 문제도 거론됐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공약한 가덕신공항도 김해신공항과 부딪히며 난관이 많다. 그나마 김경수 경남지사의 서부경남 KTX 공약이 목표했던 정부 재정사업 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기본계획 수립 전단계로 부양효과는 약하다.
대구만 유일하게 활황이다. 역내 재건축, 재개발이 활발한 덕분에 건설수주액도 52.6% 증가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군공항 이전 공약도 지난해 후보지 결정 계획은 늦춰졌으나 최근 이전부지 주변지역을 결정하며 진도를 나갔다.
수도권과 지방 수주실적이 갈리며 균형발전이 저해되는 점은 우려된다. 정부가 서울 집값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 공급계획을 우선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은 소외받는다. 건설수주 금액 규모로 보면, 수도권이 31조3440억여원으로 지방(21조4500억여원)을 통틀어 10조가량 많다. 수도권 수주액은 민간이 3% 오른 데 비해 공공이 31%나 증가하며 단연 공공주도 개발이 부각된다. 이와 달리 지방은 민간이 12% 줄어든 사이 공공이 22%나 감소해 정책 수혜가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