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항암제 개발 특화를 목적으로 세운 자회사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해외 주요 암학회 일정 도래와 성과 도출이 맞물리며 기대감도 나날이 커지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GC녹십자, 보령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의 항암제 성과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한양행이 지난 2016년 미국 소렌토와 합작한 조인트벤처 이뮨온시아는 지난 11일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IMC-001'의 임상 1상 완료 발표했다. 지난해 2월 계획 승인 이후 1년여만으로, 최근 450억원의 투자 유치에 이은 낭보를 이어갔다. 2~3분기 임상 2상을 통한 유효성 확인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의 세포치료제 전문 자회사 GC녹십자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과 뇌종양, 췌장암 대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는 외산 제품이 득세 중인 국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지난해 3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5.4% 증가했다. 2016년(156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매출 규모가 커졌다.
보령제약의 자회사 바이젠셀은 지난해 혈액암 치료제 'VT-EBV-201'의 임상 2상에 돌입, 오는 2022년 조건부 허가를 통한 출시를 노리고 있다. 바이젠셀 역시 내년까지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 LSK바이오파마와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임상 1b·2a상을 동시 진행 중인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 메드팩토 역시 기대주로 주목받는 기업들이다. 자회사의 높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에이치엘비는 지난 2017년 1만원대였던 주가가 현재 9만원대에 육박하고 있고, 연내 직접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메드팩토의 경우 지난해 2월에서 올 1월까지 기업가치가 4배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복되지 않은 질환인 암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기본적으로 높은데다 국내사들이 개발 중인 품목들 대부분이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는 면역항암제 계열인 만큼 잠재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소속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을 위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