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게임업계가 그동안 부진했던 사업 성과를 만회하기 위한 사업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하반기를 보내고 있다.
2일 넥슨에 따르면 회사는 PC온라인과 모바일로 구분된 사업부서를 이달 중에 통합한다. 게임 플랫폼별 구분이 점차 사라지는 흐름에 맞춰 팀별 조직을 꾸릴 계획이다. 특히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캐주얼, 전략 등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을 다수 출시했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PC온라인 게임의 경우 여전히 중국 '던전앤파이터' 매출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넥슨이 1등 회사지만 최근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조직 개편은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닌 회사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게임사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뚜렷한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한 것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이미 과거부터 검토했던 사항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사진 왼쪽부터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정우진 NHN 대표,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 사진/각 사, 남궁 대표 페이스북
올해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공언한 NHN은 지난 1일 일본 손자회사 NHN한게임을 코코네에 매각했다. NHN한게임은 일본 시장에서 PC온라인 서비스를 담당했다. NHN은 모바일게임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NHN한게임을 매각한다. 일본에서의 모바일게임 서비스는 기존과 같이 NHN과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이어갈 예정이다. NHN은 '크루세이더퀘스트'와 같이 글로벌 원빌드 게임을 일본에서 서비스한다. NHN플레이아트는 '라인디즈니츠무츠무', '컴파스' 등 자체 개발작이나 퍼블리싱(유통) 작품을 서비스 중이다.
사업 확대 방안을 위한 정비에 들어간 게임사도 있다. 기존의 게임 개발·서비스뿐 아니라 사업 확장 모색을 위한 개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일 카카오톡 게임하기 채널링 사업 모델을 '라이트', '프리미엄' 등으로 다변화했다. 카카오게임 플랫폼 무제한 활용과 마케팅 지원 등 단일 입점 모델만 제공하던 것을 확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시장 상황에 맞춰 개발사가 직접 플랫폼 활용 방향을 정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는 "채널링 사업이 과거에 비해 시장에서 의미가 떨어졌지만 지난해 800억원의 수수료를 기록한 카카오게임즈의 중요한 사업 영역"이라고 말했다.
올 초 스토리형 게임 개발사 데이세븐을 인수한 컴투스는 하반기 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데이세븐의 인기 게임 '일진에게 찍혔을 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웹드라마가 지난달 말 처음으로 공개됐다. 게임 개발뿐 아니라 IP 확장에 대한 필요를 느낀 컴투스는 주요 IP인 '서머너즈워'를 '마블 유니버스'와 같이 키우겠다 밝힌 바 있다. 데이세븐 인수 또한 IP 확장과 이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의 일환이었다. 3분기에는 스토리형 게임 전용 플랫폼도 열 계획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데이세븐 인수는 처음부터 IP 확장과 콘텐츠 개발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진행됐다"며 "일진에게 찍혔을 때뿐 아니라 다른 IP 게임도 콘텐츠 제작을 위한 과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방송을 시작한 웹드라마 '일진에게 찍혔을 때'. 이 드라마는 컴투스 자회사 데이세븐의 게임을 영상화한 것이다. 사진/컴투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