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해피콜이 창사 이래 첫 번째 여성 수장을 맞은 지 한 달이 돼간다. 주부 고객이 많은 주방용품 업계 특성상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실적 개선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박소연 해피콜 신임 대표. 사진/해피콜
박소연 해피콜 신임대표는 오는 22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박 대표는 해피콜 20년 역사상 첫번째 여성 대표다. 박 대표는 리바이스, 월마트, 샤넬코리아 등 주로 유통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 2010년에는 반려동물 종합 케어 서비스 '이리온'을 론칭, 국내 반려동물 산업의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실적 개선이다. 해피콜은 지난 2016년 사모펀드 이스트브릿지-골드만삭스 PIA 컨소시엄이 약 1800억원에 인수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문제는 그 사이 프라이팬·밀폐용기·밥솥 등 주방용품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피콜의 매출은 2016년 1749억원에서 2017년 1433억원, 2018년 1283억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영업이익도 2016년 21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7억원으로 급감했다.
그 사이 수장도 세 번이나 변경됐다. 해피콜 측에서는 박 대표가 전자 업계 출신인 전임 대표들과 달리 유통업에 오래 종사했다는 점, 여성 경영인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박 대표가 취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서울과 김해 사업장을 오가며 과장급 이상 직원들과 면담을 마쳤다. 이달 말까지는 인턴을 포함한 전사원과 일대일 면담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형식적인 보고 체계에 의존하기보다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직접 담당 직원을 찾아 간다. 사무실에서 대표이사를 마주칠 일이 급격히 늘었다는 설명이다.
마케팅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받는 만큼 향후 해피콜의 경영 스타일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출신이었던 박세권 전 대표가 홈쇼핑 중심의 유통 채널을 백화점, 양판점, 온라인몰 등으로 넓혔다는 성과를 내긴 했지만 광고나 홍보 업무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해피콜은 주 고객층이 여성인 만큼 박 대표가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잘 읽고 감동을 주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해피콜 관계자는 "(박 대표가) 조직 개편을 포함한 다양한 시도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초고속 블렌더를 비롯해 생활가전 분야로의 역량을 키우는 데 좀 더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