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디지털 증거 분석을 통한 임금체불·근로시간 위반 적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근로감독방식이 아닌 컴퓨터·스마트폰·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등의 디지털 자료로 증거를 찾는 식이다.
고용노동부는 28일 노동관계법 수사 및 근로감독 과정에서 디지털 증거 분석 실적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 들어서만 디지털 증거 분석을 통해 418건을 적발했는데 작년에는 251건이었다. 상반기 사이에 작년 한해의 2배 가까운 실적을 낸 셈 이다.
최근 기업에서 인사노무 관리를 컴퓨터 등으로 처리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장부나 종이문서에 의존하는 기존의 근로감독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디지털 자료의 특성상 쉽게 위조나 삭제가 가능해 사업주가 고의적으로 증거를 은폐할 경우 노동관계법 위반의 범죄 혐의 입증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고용부는 2016년 서울고용노동청 광역근로감독과에 디지털 증거 분석팀 1개소(전담인력 2명)를 신설하고, 작년 8월부터는 전국 6개 노동청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 고용부는 간호사에 대한 성희롱 및 태움으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병원을 근로감독하는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근로시간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100여 가지 교대제 근무형태와 1억 건이 넘는 간호기록을 검토해 병원의 '공짜 노동'을 적발했다. 미지급 수당 240억원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다.
권기섭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디지털 증거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근로감독의 정확도를 높여 산업현장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불법 요소들에 대해 엄중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