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e스포츠 태동하는 아프리카 대륙…'크로스파이어'로 현지 이용자 사로 잡겠다"

여병호 스마일게이트 실장, e스포츠 'CFS' 지휘…"각국 프로게이머 니즈 찾아 현지화"
국내선 기회 꾸준히 엿보는 중…"'크로스파이어' IP 활성화로 국내 이용자 관심 유도"

입력 : 2019-09-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게임 산업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가며 위상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업계는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e스포츠 산업에 주목, 해외 현지 이용자를 직접 찾아가는 창구로 활용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 종목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크로스파이어스타즈(CFS)'를 7년째 개최하며 아시아·유럽·아메리카 이용자의 대회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CFS 초청전 'CFS 인비테이셔널'은 오는 21일 국내 게임 중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인 이집트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다. CFS를 진두지휘하는 여병호 스마일게이트 실장을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스마일게이트캠퍼스에서 만나 아프리카 진출 과정과 국내 시장 활성화,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여 실장은 태동하기 시작한 아프리카 이용자의 e스포츠 대회 수요를 회사가 먼저 찾아 접근한 것을 시장 진출의 비결로 꼽았다.
 
여병호 스마일게이트 실장이 CFS 우승컵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아프리카 대륙에 국내 게임 이용자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달 이집트에서 열릴 CFS 인비테이셔널 개최 과정과 준비 상황을 설명해달라.
 
크로스파이어 서비스를 지역별로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북미 서비스에 이집트로부터 많은 이용자가 접속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내부적으로 이집트 이용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논의했다. 지난해 CFS 그랜드파이널 시드권을 이집트 이용자에게 줬다. 이와 연계해 국가 초청전인 CFS 인비테이셔널을 이집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대회 연출을 고민하며 실제 피라미드 앞에 무대를 세우는 것을 검토했다. 이 안이 최종까지 갔지만 야외무대 송출 문제가 걸려 안정적 진행을 위해 카이로 시내 실내체육관에서 열기로 했다. 하지만 영상을 꾸밀 때는 피라미드나 스핑크스 같은 이집트 현지 모습을 최대한 담기로 했고 현지 정부도 이 점을 원했다.
 
현지 정부와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
 
북미·유럽이나 아시아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아프리카, 아랍권에서도 'e스포츠 붐'이 일어나며 태동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도 e스포츠를 스포츠와 연계해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아울러 자국 홍보를 위해 영상을 통해 이집트 특징을 노출하길 바라고 있다. 이를 조율해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 현지 정부와의 접촉은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웨스트가 담당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일부 e스포츠 경기에서 통신 장애 등을 이유로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도 있었다. 이런 돌발 변수에 대한 준비 상황은 어떤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최대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 서버 안정화를 위해 온라인으로 경기하지 않고 대회 서버 별도로 두고 진행한다. 이를 위해 스마일게이트 한국 개발 스튜디오에서 직접 대회 현장으로 간다. 개발사 입장에선 별도 서버를 두고 현지 인력이 가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회사 입장에서 경기 안정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해 진행한다. 현지 경기 자체는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CFS 2018'. 사진/스마일게이트
 
지역별 현지화 전략이 있나. 아시아, 북미·유럽, 남미 등 지역별로 선호하는 게임 장르도 다르고 e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다를 것 같다. 크로스파이어가 브라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지역엔 어떻게 진출했나.
 
e스포츠는 통일성이 있다. CFS뿐 아니라 e스포츠가 글로벌에서 통하는 이유는 e스포츠가 하나의 스포츠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다른 경기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동일하게 유지할 때 활성화된다. 크로스파이어를 10년 넘게 서비스했지만 출시 처음의 크로스파이어와 지금의 크로스파이어는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e스포츠 규칙, 규정들도 변화했지만 이를 전체 리그에서 통일성 있게 유지하고 있다. 
 
CFS 선수들이 대회에 요구하는 사항은 다양하지 않나.
 
나라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중국과 같이 CFS가 체계화된 곳은 대회가 많아지거나 상금 규모가 올라가는 등 프로게이머의 활동 영역을 늘려주길 원한다. 일례로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 'CFPL'이나 'CFEL', CFS 인비테이셔널 등 선수들이 해외에서도 경기할 수 있는 대회를 늘리는 방식이다. 선수들은 자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기하며 전술을 수정하거나 보강할 수 있다. 상금도 지난 5년 동안 약 4배 정도 올랐다. 반대로 브라질 선수들은 현지에서 활동하며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보조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선수 지원책을 마련했다. 남미 선수들이 생계를 유지하며 선수 활동을 유지하도록 해당 국가의 월급 수준을 받도록 기본 월급을 지급한다.
 
국내 e스포츠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국내에서의 확장도 검토 중인가.
 
크로스파이어를 통한 국내 e스포츠 활성화 기회를 꾸준히 보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모든 e스포츠가 그렇듯이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도가 올라갔을 때 시장에 들어가 성과를 낼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꾸준히 크로스파이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IP 게임이 이용자의 관심을 끌고 사랑받는다면 언제든지 이를 확장해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른 회사의 경우 신작이 성공하고 e스포츠를 시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e스포츠를 꾸리기 위한 시스템도 없고 인력도 뽑아야 한다. 반면 스마일게이트는 이미 꾸준히 CFS를 개최했고 내부 시스템도 갖췄다. 이용자들의 수요만 있다면 이런 노하우를 살려 당장 할 수 있다.
 
여병호 스마일게이트 실장이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스마일게이트캠퍼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지난 6월 미국 '전자엔터테인먼트박람회(E3) 2019'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엑스박스 버전이 공개됐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CFS의 콘솔·PC 융합 경기도 나올 수 있을까.
 
서구권에서도 '콜오브듀티' 같은 콘솔 e스포츠가 활성화되고 있다.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준비하고 있다. 추후 '크로스파이어X'의 게임성을 봐야겠지만 두 플랫폼의 융합보단 별도 대회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도 모바일과 PC온라인 모두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있지만 이 게임들이 하나의 경기로 묶이기보다 나눠서 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 각 기업의 하반기 채용이 진행 중이다. 크로스파이어에 관심을 두고 e스포츠 분야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스마일게이트 e스포츠팀도 정규직 전환을 고려한 인턴 모집 전형을 진행 중이다. 먼저 e스포츠 분야에서 근무하려는 사람은 게임을 잘 알아야 한다. 게임을 잘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e스포츠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본적이지만 제일 중요한 사항이다. 굳이 크로스파이어나 FPS가 아니어도 좋다. 스마일게이트도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고 이 게임을 e스포츠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무자가 게임 이용자로서, 팬으로서 즐기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CFS의 최종 목표는.
 
브라질, 베트남, 이집트 같은 곳에서도 대회를 여는 것에서 보듯이 크로스파이어는 어디를 가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최적화가 강점이다. 10여년 동안 서비스하며 여러 나라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지금은 크로스파이어 이용자들한테 CFS가 최고 대회라고 인정받고 있지만, 크로스파이어 팬뿐만 아니라 e스포츠를 즐기는 모든 이용자가 FPS 게임 중 CFS가 최고 대회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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