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조선 3사가 액화천연가스(LNG)화물창 기술력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GTT(GazTransport & Technigaz)사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선가의 5%를 GTT에게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각사가 독자개발한 LNG화물창이 잇따라 기술력을 입증받으며 GTT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각 사별 LNG화물창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하이멕스(HiMEX), 대우조선해양은 솔리더스(SOLIDUS), 삼성중공업이 KCS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LNG화물창은 LNG를 영하 162도로 냉각시켜 압축한 액화상태의 가스를 담는 탱크를 말한다. LNG선에는 필수적으로 적용돼야 하는 기자재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는 LNG화물창 장착하기 위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 왔다. 조선업계가 건조하는 LNG선에는 대부분 프랑스 선박 설계 전문업체 GTT의 화물창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에 조선 3사는 선가당 5% 가량을 로열티로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LNG선 한척이 2억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00억원 가량을 기술료로 내고 있는 셈이다.
이에 국내 조선 3사는 LNG화물창 독자개발에 나섰고 기술력을 인정 받으며 GTT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미국에서 개최된 전 세계 최대 규모 가스·오일 전시회 '가스텍(Gastech)에서 영국 로이드 선급(LR)으로부터 하이멕스에 대한 설계승인(General Approval)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해당 기술의 기본 설계에 대한 인증인 기본승인(AiP)보다 높은 단계다. 현대중공업은 자체 보유한 육상 실증설비를 통해 하이멕스의 검증을 마무리하고 오는 2020년까지 실선 탑재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KCS도 ABS 등 다수의 선급으로부터 설계 인증을 받은 상태다. LNG선 발주 증가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대우조선해양도 프랑스 선급 BV로부터 솔리더스가 LNG선 적용에 적합하다는 인증(Design Approval)을 획득했다. 이번 승인은 미국선급협회(ABS), 한국선급(KR), 노르웨이-독일선급(DNV-GL)에 이어 다섯번째다. 메이저 5대 선급 모두에게 인증을 얻은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자국에 GTT가 있는 프랑스 선급이 솔리더스 설계기술을 인증했다는 점이다. 한국형 LNG화물창 실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화물창은 LNG선 뿐만 아니라 규모에 따라 LNG추진선에도 들어가기 때문에 향후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라며 "우리만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 GTT에게 기술력을 과시하는 한편 로열티를 낮출 수 있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독자개발한 솔리더스 실물크기 모형, 사진/뉴시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